“고향 갈 비행기표 사려고”…음식점 금고 턴 카자흐인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0월 1일 13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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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과 맞주치자 줄행랑…10분만에 붙잡혀

빈 음식점 침입한 A 씨. 음식점 폐쇄회로(CC)TV 캡처.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지난달 10일 오전 9시 10분경 경기 안산시 신길동의 한 고깃집. 카자흐스탄 국적의 20대 A 씨가 조심스럽게 창문을 열고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불 꺼진 가게 안은 아직 영업시간 전이라 인기척 하나 없이 적막했다.

A 씨는 ‘가게 안에 아무도 없다’라는 사실을 확인한 뒤 계산대에 있는 금고를 열어 현금 42만 원을 급히 주머니에 챙겨 넣었다. 7만 원 정도가 들어 있던 불우이웃돕기 성금 함을 집어 든 순간, 식당에 도착한 업주 B 씨와 마주쳤다.

파출소로 복귀하던 순찰차를 향해 소리치는 B 씨. 블랙박스 영상 캡처.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B 씨는 “너 뭐야”라고 소리쳤고, 놀란 A 씨는 허겁지겁 가게 밖으로 달아났다. B 씨가 경찰에 신고하려던 그때, 때마침 안산단원경찰서 원곡파출소 안아람 경사와 박광민 경장이 탄 순찰차가 지나쳤다. 두 사람은 인근에 112 신고를 처리하고 파출소로 복귀하던 중이었다.

B 씨는 순찰차를 향해 “도둑이야”라고 다급하게 외쳤다. 안 경사와 박 경장은 B 씨를 순찰차에 태우고 인근 지역을 수색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A 씨가 도망가는 것을 목격했다.

추격 끝에 범행 10분 만에 경찰에 붙잡힌 A 씨. 영상 캡처.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박 경장은 순찰차로, 안 경사는 차에서 내려 추격한 끝에 범행 10분 만에 A 씨를 붙잡았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 목적으로 한국에 들어온 A 씨는 일용직 노동자로 공사 현장을 전전하다 최근 일이 떨어지면서 목욕탕 등에서 생활을 해 왔다. 그는 고향인 카자흐스탄으로 돌아갈 비행기표를 사기 위해 절도 행각을 벌였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왼쪽부터 안아람 경사, 박광민 경장.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안산단원경찰서는 절도 혐의로 A 씨를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1일 밝혔다.

경찰이 A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A 씨가 초범이고 혐의를 인정했으며, 피해액이 경미하다”라며 영장을 기각했다.

#안산시#절도#카자흐스탄#고깃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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