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봉사의 삶 50대 남성, 장기기증으로 ‘마지막 기부’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1월 5일 09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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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기 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김익기 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평소 헌혈과 봉사로 주변을 돕던 50대 남성이 장기기증으로 4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8월 19일 경북 안동시 안동병원에서 김익기 씨(54)가 심장, 폐장, 양측 신장을 기증하고 눈을 감았다고 5일 밝혔다.

김 씨는 8월 2일 집에서 씻다가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판정을 받았다.

가족은 평소 남을 돕던 김 씨가 삶의 마지막 순간에도 다른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좋은 일을 하고 떠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증을 결심했다.

김익기 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김익기 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김 씨는 안동에서 4남 1녀 중 셋째로 태어났다. 밝고 성실했던 김 씨는 어려운 사람을 보면 먼저 나서 도움을 주는 따뜻한 사람이었다. 운동을 좋아해 등산과 달리기, 마라톤을 즐겨했다. 집 주변에 농작물을 심어 이웃에게 나눠줬다.

김익기 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김익기 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김 씨는 반도체 회사에서 10년 넘게 근무한 뒤 식당, 카페 등을 운영했다. 바쁜 일상에서도 늘 새로운 걸 배웠고, 헌혈과 봉사 등으로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김익기 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김익기 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김 씨의 아들 호용 씨는 “아버지, 마지막 순간까지 남을 위해 삶을 살다 가셨고, 그 모든 순간이 행복했을 거로 생각해요. 아버지와 더 많은 시간 함께하지 못해서 미안해요. 하늘에서 행복하시고, 다음 생에도 또 만나고 싶어요”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하며 눈물을 흘렸다.

김익기 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김익기 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이삼열 원장은 “생명나눔을 실천한 기증자 김익기 님과 유가족의 따뜻한 사랑의 마음에 감사드린다”며 “다른 이를 돕기 위해 힘쓰신 기증자와 유가족을 위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이 작은 힘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함께 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헌혈#봉사#장기기증#뇌사#생명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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