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제주 국가유산 방문의 해’ 시즌4 행사의 특별 탐방프로그램으로 한라산국립공원 관음사탐방로 해발 700m 지점의 구린굴을 지난달 22일부터 일시 개방했다. 탐방객에게 이 동굴을 해설을 하는 과정에서 “한라산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용암동굴”이라고 알리고 있다.
하지만 7일 뉴시스가 확인한 ‘제주특별자치도 비지정 천연동굴 3차 실태조사 용역보고서’에 따르면 한라산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용암동굴은 해발 1304m지점의 ‘흙붉은오름동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용역보고서는 한국지질다양성연구소가 2022년 8월1일부터 2023년 4월까지 제주동부지역 47개 동굴을 조사해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에 제출한 것이다.
이 용역보고서에 따르면 흙붉은오름 사면에 위치한 동굴은 입구 부근 10m 지점에서 굴이 두 갈래로 나뉘고 북동방향의 제1굴 입구는 폭 3.2m, 높이 1.3m 가량이다. 남서방향의 제2굴은 입구가 장경 1.9m, 단경 1.4m 크기의 수직 함몰구 형태다.
동굴 아래쪽은 용암선반, 벽면은 용암산호가 발달했으며 용암종유석이 부분적으로 보인다. 길이는 143m가량이다. 조사당시 박쥐, 노루뼈 등이 관찰됐다. 이전에는 이름이 붙여지지 않았다가 이 용역보고서를 통해 ‘흙붉은오름동굴’로 명명됐다. 흙붉은오름은 성판악탐방로 사라오름에서 1㎞가량 떨어져 있으며, 일반인 출입금지구역이다.
흙븕은오름동굴은 구린굴보다 훨씬 높은 곳에 위치했으며 강원도 태백시 해발 920m의 석회동굴인 ‘용연동굴’보다도 고지대에 있다. 현재까지 확인된 자료로 본다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동굴은 흙붉은오름동굴이다.
현행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는 구린굴을 ‘한라산 서쪽에 있는 용암 동굴로 해발 600미터 지점에 있어, 우리나라 용암 동굴 가운데 가장 높다’고 표기하고 있다.
한편 구린굴은 2만년전 백록담 분출 시 한라산 북사면을 따라 흘러내린 용암류로 형성된 용암동굴이다. 전체 길이 442m 중 200m 구간을 탐방할 수 있다. 구린굴 특별탐방은 지난달 22일부터 11월15일까지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하루 2회씩 총 8회 진행하고 있는데, 동면을 앞둔 박쥐 생태리듬을 파괴하고 서식처 훼손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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