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477명… 매년 증가 추세
수업 이해할 정도 한국어 수준 안돼
“적응-학업지속 돕는 지원 강화해야”
게티이미지
다문화 배경 학생이 올해 처음 20만 명을 넘기며 국내 학령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지는 가운데, 적응에 어려움을 겪어 학교를 중도에 그만두는 학생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가 9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고교 이주배경(다문화)학생 2만1527명 중 자퇴한 학생은 477명(2.22%)이었다. 이들의 자퇴율은 2020년 1.36%, 2021년 1.93%, 2022년 1.99%로 매년 증가하다가 2023년 처음으로 2%대를 넘겼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고등학생 자퇴율인 2020년 1.06%, 2021년 1.52%, 2022년 1.87%, 2023년 2.00%와 비교해 매년 소폭 높았다.
국내 학령인구에서 이주배경학생이 차지하는 비율은 증가하는 추세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올해 8월 발표한 ‘2025년 교육기본통계’에 따르면 올해 초중고교에 재학 중인 이주배경학생 수는 20만2208명으로 지난해 대비 4.3%(8394명) 증가했다. 특히 고교생은 3만3622명으로 지난해 대비 21.5%(5949명) 증가해 학교급 중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자퇴하는 고교 이주배경학생의 비율 또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이들의 주된 자퇴 사유는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서다. ‘학교 부적응’을 사유로 자퇴서를 제출한 학생은 2020년 77명, 2021년 138명, 2022년 138명, 2023년 206명으로 매년 늘었다. 이는 ‘해외 출국’ ‘질병’ 등 기타 사유와 비교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이주배경학생이 학교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상당수 학생이 학교 수업을 이해할 정도의 한국어 수준을 갖추지 못해서인 것으로 분석된다. 교육부는 이주배경학생의 국가수준성취도 학업평가 결과를 별도로 분석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교육계에서는 상당수 이주배경학생이 기초학력 미달에 해당하는 수준에 속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성평등가족부가 발표한 ‘2024년 전국 다문화가족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주배경학생의 대학 진학률은 61.9%에 그쳐 비이주배경학생의 대학 진학률보다 13.0%포인트 낮았다.
이 때문에 이주배경학생에 대한 학습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박남기 전 광주교대 총장은 “정부 차원에서 이주배경학생의 기초학력 데이터를 구축하고, 이주배경학생 및 학부모를 대상으로 개별 집중 면담을 진행해 구체적 지원 내용과 수요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이주배경학생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만큼, 공교육을 중심으로 학교 적응과 학업 지속을 돕는 체계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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