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수능 ‘사탐런’ 극심…영역별 반영 비율, 가산점 잘 살펴야”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1월 12일 10시 42분


13일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끝나면 수험생은 본격적으로 정시모집 지원 전략을 세워야 한다. 수능 성적 발표는 12월 5일, 정시 원서접수는 29~31일이지만 그 전에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충분히 고민할 시간을 가져야한다.

특히 올해 정시는 전년도 입시 결과만 참고해 지원 전략을 세우기가 어렵다. 수능 지원자가 지난해보다 크게 늘었고 사회탐구 지원자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또 의대 모집인원이 동결됐고 전형 방법에 변화를 준 대학이 많다. 따라서 수험생이 전반적으로 기존과 다른 지원경향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사진)에게 정시 지원 전략 수립시 고려할 점을 물어봤다.


●수능 지원자 증가, 의대 모집인원은 감소

2026학년도 수능 접수인원은 55만4174명으로 전년보다 3만1504명 증가했다. 이 중 재학생이 37만1897명으로 1년 전보다 3만1120명 늘었다. 올해 고3이 반짝 출산붐이 일었던 2007년 황금돼지해에 태어났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수능 지원자가 늘면 대학입시 경쟁률이 상승하고, 이에 따라 합격점수도 높아진다. 하지만 지원 경향은 다른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올해 수시모집 원서접수에서는 전체 수험생이 크게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학생부 교과전형에서 경쟁률이 상승하지 않았다. 이는 수험생이 안정 또는 적정 지원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학사가 2026학년도 수시 지원자가 공개한 내신을 분석한 결과 전년보다 높은 경향을 보여 합격점수는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반적으로 재학생은 보수적 지원 경향이 강한 만큼 정시에서도 안정 또는 적정 지원하는 양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또 수험생이 크게 늘어난 만큼 수험생이 지원하는 점수도 예년보다 다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모집인원이 1년 만에 동결된 의대는 정시에서 991명을 선발한다. 전년보다 484명 감소했다. ‘가’군 355명, ‘나’군 502명, ‘다’군 134명을 모집하는데 지역인재전형 포함 모집인원이 ‘나’군에서 전년보다 226명 줄어 감소 폭이 가장 크다. 지난해는 증원에 따른 기대심리가 크게 작용됐지만 올해는 수험생이 의대 지원에 신중한 경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합격점수도 증원 전인 2024학년도 수준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의대 모집인원 동결은 최상위권 공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는 최상위권 공대에 지원할 성적대의 수험생이 의대에 지원하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올해는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공대 등에 적정 수준의 지원자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최상위권 대학 공대의 지원 점수가 상승할 전망이다. 따라서 단순히 전년도 입시 결과만 참고하지 말고 적어도 3년치 자료를 분석해 지원 여부와 전략을 수립하는 게 바람직하다.

●‘사탐런’ 증가, 전형방법 변경 대학 다수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사흘 앞둔 10일 오전 세종시의 한 인쇄공장에서 관계자들이 수능 문제지와 답안지를 전국 시도 교육청으로 배부하기 위해 차량으로 옮기고 있다. 교육부는 2026학년도 수능이 오는 13일 전국 85개 시험지구 1310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치러진다고 밝혔다. 올해 수능 응시생은 총 55만 4174명으로, 지난해 52만 2670명 보다 3만 1504명 늘었다. 이한결 기자 always@donga.com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사흘 앞둔 10일 오전 세종시의 한 인쇄공장에서 관계자들이 수능 문제지와 답안지를 전국 시도 교육청으로 배부하기 위해 차량으로 옮기고 있다. 교육부는 2026학년도 수능이 오는 13일 전국 85개 시험지구 1310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치러진다고 밝혔다. 올해 수능 응시생은 총 55만 4174명으로, 지난해 52만 2670명 보다 3만 1504명 늘었다. 이한결 기자 always@donga.com
2026학년도 수능 접수 인원 중 탐구영역에서 사회탐구 2과목을 선택한 수험생은 32만4405명으로 전체의 61%다. 이는 현재의 통합형 수능이 도입된 2022학년도 이후 최고치다. 여기에 사회탐구 1과목과 과학탐구 1과목을 선택한 3만4656명(16.3%)까지 더하면 전체의 77.3%가 사회탐구를 선택했다고 봐야 한다. 자연계열 수험생이 전략적으로 사회탐구를 선택하는 이른바 ‘사탐런’ 현상이 극심해진 셈이다.

자연계열 수험생이 사회탐구를 선택한 건 과학탐구에 비해 성적을 얻기 수월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만약 선택한 과목의 성적이 좋지 않으면 고득점을 얻지도 못하고 자연계열 지원시 일부 대학에서 반영하는 과학탐구 가산점도 받지 못하는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 따라서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탐구영역 반영 비율이나 과학탐구 가산점 여부 등을 확인하고 지원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이번 정시에서는 전형을 지난해와 다르게 바꾼 대학이 상당히 많아 이를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변경 사항 중 수험생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건 수능 영역별 반영 비율의 변화, 가산점, 영어 등급 점수의 변화다.

경희대는 지난해까지 반영 비율로 적용했던 영어영역을 올해 감점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절대평가인 영어영역 2등급까지는 감점 없이 만점, 3등급부터는 2점, 4등급 4점, 5등급 8점 등으로 감점한다. 그리고 인문계열과 자연계열 모두 국어, 수학, 탐구 영역 반영 비율을 각각 5%포인트씩 늘렸다.

서울시립대는 모집단위에 따라 인문 3개 유형, 자연 3개 유형으로 구분하여 적용했던 것을 각 2개 유형으로 단순화시켰다. 올해 연세대와 한양대는 수능 100% 선발이 아닌 학생부를 반영하여 선발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연세대는 ‘수능 95%+학생부 5%’, 한양대는 ‘수능 90%+학생부 종합평가 10%’로 반영한다. 또 연세대는 무전공 학부인 진리자유학부를 신설해 인문계열 73명, 자연계열 76명을 뽑는다. 성균관대는 수능 점수 활용지표에 변화를 줬다. ‘가’군과 ‘다’군은 기존과 동일하게 표준점수와 변환표준점수를 활용하지만 ‘나’군은 백분위를 활용한다.

고려대는 자연계열의 과학탐구 지정을 폐지하는 대신 과학탐구 변환점수를 3% 가산한다. 또 학부대학을 ‘다’군에서 ‘가’군으로 변경했다. 서강대는 수능 반영 비율을 인문계열과 자연계열 모두에서 유형 A와 유형 B 중 상위 성적을 반영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유형 A는 국어 36.7%+수학 43.3%+탐구 2과목 20%, 유형 B는 국어 43.3%+수학 36.7%+탐구 2과목 20%다.

지원하는 대학의 모집인원이 변경되거나 전형 방법이 바뀐 경우 전년도 입시 결과만을 참고해 지원 전략을 수립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따라서 변경된 사항을 잘 정리하고 수험생의 지원 경향 등을 종합적으로 예측해 자신의 수능 점수로 지원하기 유리한 대학이 어딘지 잘 따져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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