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수십억 원 상당의 마약을 밀반입한 내외국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강원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유럽에서 45억 원 상당의 마약류를 국내로 밀반입한 일당과 투약자 등 48명을 특정범죄가중법 위반(향정) 혐의로 검거해 18명을 구속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9월까지 4차례에 걸쳐 영국과 프랑스에서 여행 가방과 신체 일부분에 은닉하는 수법으로 케타민, 엑스터시 등 45억 원 상당의 마약류를 국내로 밀반입한 뒤 수도권 유흥업소 등에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들로부터 30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인 케타민 8.8㎏과 필로폰 100g, 엑스터시 500여 정, 합성대마 330㎖ 등을 압수했다. 압수품 가운데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신종 마약류로 지정한 ‘펜사이클리딘(PCP) 유사체’, 일명 ‘케타민 원석’도 포함됐다.
유럽발 마약 밀반입 일당으로부터 압수한 마약류. 강원경찰청 제공검거된 밀반입책 4명은 온라인 유통 총책의 지시를 받고 영국과 프랑스의 현지 마약 조직원으로부터 마약류를 직접 건네받아 국내로 밀반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네덜란드 국적의 50대 남녀 2명은 공항과 세관의 적발을 피하기 위해 2.4㎏의 케타민과 엑스터시를 인분 모양으로 포장한 뒤 항문에 은닉해 밀반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밀반입책·국내 총책·운반책·판매책으로 역할을 나누어 점조직 형태로 움직였다. 밀반입된 마약은 서울·경기 지역 원룸이나 야산에 ‘던지기’ 수법으로 숨겨뒀고, 국내 운반책이 이를 수거해 소분·재포장한 뒤 다시 야산이나 주택가 단자함 등에 은닉했다. 판매책들은 은닉 장소(일명 좌표) 사진을 투약자에게 보내 비대면으로 거래를 진행했다.
경찰은 온라인에서 위장거래 등을 통해 밀반입 정보 및 점조직 형태의 공범들을 파악한 뒤 밀반입책들을 검거했고, 증거물을 압수했다. 이후 약 1년에 걸친 추적 수사 끝에 마약류 유통 일당 22명과 투약자 26명을 검거했다.
강원경찰청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해외 마약류 밀반입 루트가 기존 동남아에서 유럽 쪽으로 확산하는 추세임을 알려준다”며 “적극적인 국제 공조를 통해 해외 공급·유통망 수사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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