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채점 전에 마음의 안정”…수능 직후 한강공원 나들이
수능 끝나도 실기 시험 걱정…“꼭 좋은 대학 갈래요”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3일 오후 서울특별시교육청 13지구 제14시험장인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자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장을 나서며 기뻐하고 있다. 2025.11.13 뉴스1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날인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한강공원에서 만난 수험생 김희재 군(19)은 고등학교 친구 7명과 이날 공원을 찾았다. 희재 군은 “(수능을) 잘 친 것은 아니긴 하지만 기분이 좋다”면서 “이제 사회로 한 발자국 나아간 것 같다”면서 웃었다.
편한 트레이닝복 차림을 한 희재 군은 이번이 두 번째 수능이다. 그는 “내년에는 교육과정이 바뀌어서 삼수는 하지 않으려고 한다”면서 “이제 취업 때문에라도 컴퓨터 자격증을 따고, 토익 시험도 볼 것 같다”고 말했다.
희재 군의 친구인 윤현지 양(19)도 재수생이다. 현지 양은 “수능 전날 친구와 전화하면서 엄청 울었다”면서도 수능이 끝난 소감에 대해서는 “수능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란 것도 이제 알아서, 인생 다음 챕터로 넘어간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현지 양은 “수험생 시절 에어팟이 고장 났을 때 살 돈이 없었는데 아르바이트해서 에어팟 프로를 사고 싶다”면서 웃음 지었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경기상업고등학교에서 수능을 치렀다는 이 모 양(17)도 친구들과 함께 시험이 끝나고 곧바로 지하철을 타고 공원을 찾았다. 이 양은 “문제가 너무 어려워서 재수할 것 같다”면서 힘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 양은 “가채점을 해보기 전에 마음의 안정을 찾기 위해 한강을 찾았다”면서 “좋아하는 뷔페식당을 갔다가 집에 가서 가채점할 것”이라면서 애써 웃어 보였다.
13일 홍대입구역 인근 한 피어싱 전문점에서 내놓은 수험생 할인 안내판. 2025.11.13 뉴스1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을 찾은 수험생들도 있었다.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만난 김민지 양(18)은 한 손에 반으로 접은 수험표를 꼭 쥐고 있었다. 민지 양은 “예체능을 하고 있어서 정시로 대학을 가야 하는데, 꼭 좋은 대학 가고 싶다”면서 “예체능이다 보니 수능 이후 실기 전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민지 양의 친구인 김태영 양(18)은 ‘가장 하고 싶은 것’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배시시 웃으며 “일단 예쁘게 꾸미고 민증(주민등록증) 사진을 찍고 싶다”면서 “머리 스타일링도 하고 싶다”고 대답했다.
부모님, 남동생과 함께 홍대 거리를 찾은 오연재 양(19)은 가족들과 양고기 요리를 먹고 학교 친구를 만나러 가는 길이라고 말했다. 연재 양은 “수능이 끝나니까 후련하면서도 아쉬운 느낌이다”라면서 “하루만에 이렇게 끝난다고 하니 허무하기도 한데 ‘이제 끝났다’하는 그런 후련함이 공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미디어 업계에서 영상 편집 업무를 하고 싶다고 말한 연재 양은 “점수는 열심히 한 만큼 잘 나온 것 같다”면서 활짝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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