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 기자 간담회에서 지적
실력 적정 지표로 맞는지 의문
교육부·국가교육위원회에 폐지 건의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올해 1월 수원 광교 경기도교육청에서 대학입시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학교마다, 교실마다 스피커 사정이 다를 텐데,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영어 과목 듣기 평가를 폐지해야 합니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14일 출입 기자 간담회에서 “어제 수능 현장을 돌아보니 시험 감독관, 교사 등이 이구동성으로 영어 듣기 평가의 문제를 얘기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영어 과목 듣기 평가 폐지는 임 교육감이 추진 중인 대입 개혁안의 일부로, 임 교육감은 그동안 기회가 될 때마다 이런 주장을 해왔다. 전날에도 도교육청 북부청사에 설치한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종합상황실을 방문해 시험 운영 현황을 점검했다.
임 교육감은 “근원적으로 교육적 시각에서 듣기 평가를 영어 실력에 대한 적정한 지표, 소통 역량 평가의 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지 이론적으로 맞지 않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스피커 사정이 학교마다, 교실마다 다를 텐데 그걸 어떻게 해결하나 했더니 어느 학교에서는 소음측정기를 갖고 다 측정하고 최근에 스피커 교체 비용으로 440만 원을 썼다고 한다”라고 지적했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올해 1월 수원 광교 경기도교육청에서 대학입시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자료사진
임 교육감은 다음 주 열리는 시도교육감 회의에서 이 문제를 공론화한 뒤 교육부, 국가교육위원회와 협의해 조속한 폐지를 추진할 계획이다.
임 교육감은 올해 1월 “학생의 성장을 꾀하는 교육 본질 회복의 핵심은 초중등 교육을 무력화하는 대입 제도에 있다”라며 전면적인 입시제도 개혁을 주장했다.
경기도교육청은 △기존 상대평가 폐지 △5단계 절대평가 시행 △서술·논술형 평가 도입 등이 담긴 ‘미래 대학입시 개혁안’을 제시하고 수능 영어 과목 듣기 평가 폐지를 교육부에 건의하기도 했다..
경기도교육청이 대입 개혁을 위해 지난해 7월 내외부 전문가 60여 명으로 구성된 특별 전담 기구(TF)가 토론회와 좌담회 등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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