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의원 계좌서 결제된 정황 포착
자택-의원사무실 등 증거 확보나서
‘金의원 부부 공범’ 적시 기소 방침
김건희 특검이 17일 로저비비에 클러치백 전달 의혹과 관련해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있는 김기현 의원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있는 가운데 김 의원(가운데)이 오른손을 들어 보이며 의원실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이 17일 김건희 여사의 ‘로저비비에 클러치백 수수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특검은 클러치백을 전달한 김 의원 부부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공범으로 적시하고 이들을 기소한다는 방침이다.
특검은 이날 서울 성동구에 있는 김 의원의 주거지와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김 의원 측이 로저비비에 클러치백을 구매한 시기로 추정되는 2023년 3월 16∼20일경 김 의원의 차량 출입기록 확인을 위해 국회사무처 의회방호담당관실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도 이뤄졌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사무실로 들어가면서 “더불어민주당 하청업체로 전락한 민중기 특검의 무도함을 여러분이 눈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압수수색 영장에는 김 의원이 배우자 이모 씨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공범으로 적시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특검은 5일 이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가방의 전달 경위와 청탁 여부 등에 대해 조사한 바 있다. 이후 특검은 로저비비에 클러치백 결제 대금이 김 의원 명의 계좌에서 빠져나간 정황을 포착하고 최근 김 의원을 피의자로 입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이 로저비비에 클러치백 수수 의혹을 수사하게 된 것은 지난달 6일 김 여사의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자택을 압수수색하면서다. 특검은 당시 ‘관저 이전 특혜 의혹’ 관련 인테리어 업체 21그램 대표의 부인이 건넨 것으로 알려진 디올 재킷, 벨트, 팔찌 ‘3종 세트’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이 씨가 건넨 260만 원 상당의 로저비비에 클러치백도 발견했다. 당시 발견된 가방에는 ‘김기현 의원의 당대표 당선을 도와줘서 감사하다’는 메모와 함께 ‘2023년 3월 17일’이라는 날짜도 적혀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특검은 2023년 3월 8일 김 의원이 당선된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과정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영향력을 행사했고 이에 대한 대가로 김 여사가 명품백을 수수한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특검은 이날 확보한 자료와 관련자들의 조사 내용 등을 토대로 조만간 김 의원을 기소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지난달 20일 로저비비에가 입점해 있는 서울의 한 백화점을 압수수색한 후 매장 직원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기도 했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달 8일 “신임 여당 대표의 배우자로서 대통령 부인에게 사회적 예의 차원에서 선물한 것”이라며 “덕담 차원의 간단한 인사말을 기재한 메모를 동봉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당시 김 의원은 “이미 여당 대표로 당선된 저나 저의 아내가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청탁할 내용도 없었고 그럴 이유도 없었다. 사인 간 예의 차원의 인사였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 밖에도 특검은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으로부터 반클리프아펠 목걸이를 수수한 혐의와 경호용 로봇개 사업가 서성빈 씨로부터 바쉐론 콘스탄틴 시계 등을 수수한 혐의로 김 여사를 재판에 넘긴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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