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각종 불법성 첫 인정…‘내란 본류’ 판결에 미칠 영향은

  • 동아일보

윤석열 전 대통령이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체포 방해와 국무위원 심의권 침해 등 혐의 1심 징역 5년을 선고받은 뒤 퇴장하고 있다. 2026.1.16 중앙지법 제공
윤석열 전 대통령이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체포 방해와 국무위원 심의권 침해 등 혐의 1심 징역 5년을 선고받은 뒤 퇴장하고 있다. 2026.1.16 중앙지법 제공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체포방해 혐의에 대해 1심 재판부가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유죄를 선고할 당시 비상계엄 수사의 합법성을 모두 인정하면서 다음달 19일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선고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윤 전 대통령 측은 비상계엄이 내란인지를 따져보기에 앞서 내란 혐의에 대한 수사권이 없는 공수처의 수사 자체가 위법하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판사 백대현)는 공수처에게 내란죄 수사권이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내란죄에 대해선 “피고인의 (체포방해 혐의와 관련된) 직권남용죄와 내란죄는 사실관계가 동일해 직접 연결되고, 직권남용죄 수사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피고인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가 드러날 수밖에 없는 관련성이 인정된다”고 못박았다. 내란 특검(특별검사 조은석)은 이같은 사법부 판단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판결문을 분석해 내란 우두머리 사건 1심 선고를 앞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에 증거로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도 법원 내부에선 체포방해 1심을 선고한 재판부가 ‘계엄 국무회의’의 절차적 하자를 지적한 부분도 주목하고 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직전 일부 국무위원만 소집한 국무회의를 열어 계엄 선포가 절차적 정당성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실체적 정당성이 없다고 시사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주장하는 계엄선포 사유를 고려해 보더라도 국무위원 전원에게 소집통지를 하지 못한 것을 정당화할 만큼 긴급한 상황이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비상계엄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서만 선포할 수 있는 반면 윤 전 대통령은 이런 긴급한 상황이 아닌데도 계엄을 선포했다는 것이다.

체포방해 1심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계엄 해제 이후 ‘사후 계엄선포문’을 작성했다가 폐기한 혐의에 대해서도 유죄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가 심리중인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사후 계엄선포문 작성 공범 혐의에 대한 1심 판단이 어떻게 나올지 주목된다. 한 전 총리에 대한 1심 선고는 21일 나올 예정이다.

법원 내부에서는 체포방해 1심 선고가 비상계엄을 둘러싼 각종 불법성을 인정한 첫 판결인 만큼 ‘내란 본류’ 사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부장판사는 “비상계엄이 내란에 해당하는지를 직접 다루는 재판은 아니었지만 계엄의 불법성에 대한 간접적인 암시는 준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다른 재판부가 사건을 나눠서 맡고 있는 만큼 섣불리 결론을 예상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윤석열#체포방해#비상계엄#내란 우두머리#서울중앙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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