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00m에서 깜짝 금메달을 목에 건 이나현(한국체대)이 첫 아시안게임에 임하는 소감을 전했다. 자신을 ‘앞길이 창창한 선수’라고 소개하며 패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나현은 8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스피드 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00m에서 10초501의 기록으로 전체 18명 중 가장 빨리 결승선을 끊었다.
스피드 스케이팅 100m 종목은 동계 올림픽에선 볼 수 없는 종목이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에서도 치르지 않아 더욱 생소하다.
이번 대회 개최국 중국은 자국 선수들에게 유리할 것으로 판단되는 단거리 종목을 정식 종목으로 추가, 매스스타트 대신 100m를 이번 동계 아시안게임에 신설했다.
처음 나서는 아시안게임, 처음 나서는 종목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이나현은 “처음 해본 종목이라서 너무 재밌었고, 기록도 근소한 차이로 이겨서 더욱 쫄깃쫄깃했다”며 통통 튀는 소감을 전했다.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난 이나현은 “100m는 ‘꼭 금메달을 따야지’하고 들어간 건 아니었다. 500m를 위해서 100m 연습도 항상 해왔던 만큼 연습한 대로만 다 하고 오자는 생각으로 그냥 뛰었다”며 “부담 없이 뛰어서 기록도 좋게 나오고 메달도 딴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2005년생 이나현은 이번 하얼빈 대회가 생애 첫 종합 대회다. 그럼에도 이나현의 얼굴엔 부담감보다 설렘이 가득했다.
이나현은 “부담감도 조금은 있었지만 첫 아시안게임인 만큼 잃을 것도 없었다. 그냥 마음 편하게 준비했다”며 “중국에 와서 선수들이랑 배지 교환도 하고 재미있게 지내고 있다”고 웃어 보였다.
이날 이나현은 대표팀 선배이자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대들보 김민선(의정부시청)과 메달 경쟁에 나서 0.004초 근소하게 앞서 1위를 차지했다.
이에 대해 이나현은 “처음에는 (김민선과) 동타라고 먼저 떴다. 1000분의 1초 자릿수가 딱 공개됐을 때 ‘이겼다. 1등이다. 이제 시작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나현은 바로 다음 날인 9일 오후 주 종목인 500m에 나선다. 오늘 함께 포디움에 올랐던 김민선과도 다시 경쟁에 들어간다.
이나현은 “500m 목표는 색깔 상관없이 메달을 따는 것”이라며 “지금 기분도 몸 상태도 좋다. 잘 이어가면 내일도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 민선 언니와 또 동반 포디움에 오르면 좋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나현은 아직 자신의 이름이 생소한 국민들을 향해 “아직 부족하지만 이제 시작이다. 앞이 창창한 선수라고 소개하고 싶다”며 패기를 드러냈다.
아울러 이날 0.004초 차로 은메달을 획득한 김민선은 500m에선 금메달을 꼭 따겠다고 다짐했다.
김민선은 “단거리 선수에게 100m 경기를 한 번이라도 해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소중한 경험이었다. 목표는 당연히 금메달이었다. 너무 근소한 차이라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은메달이라는 좋은 결과를 얻었다. 아시안게임은 이제 시작인 만큼 남은 경기도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오늘 100m 경기를 하면서 스타트 감을 살려놓은 만큼 내일 실수 없이 들어오면 좋은 결과가 따라올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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