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리그·챔피언전 통합 우승 도전…은퇴 일정 저울질
김연경 “우승이 중요…경기에만 전념하겠다”
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YK INVITATIONAL 2024에서 김연경이 국가대표 은퇴식 중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2012 런던 올림픽과 2020 도쿄 올림픽 준결승 진출을 이끈 김연경은 이날 경기를 끝으로 국가대표를 은퇴하고 오는 9일 세계 여자배구 올스타전 이벤트 경기를 갖는다. 2024.6.8/뉴스1
‘배구 여제’ 김연경이 은퇴를 예고한 가운데, 흥국생명 구단은 V리그 역사상 가장 성대하게 치러질 그의 은퇴식 시기를 두고 심사숙고 중이다.
김연경은 지난 13일 GS칼텍스전이 끝난 뒤 공식 인터뷰에서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기로 결심했다. 성적과 관계없이 은퇴를 생각하게 됐다. 얼마 남지 않은 시즌을 잘 마무리하겠다”며 코트와의 이별을 공식화한 바 있다.
김연경은 V리그 정규리그 MVP 6회, 라운드 MVP 13회를 수상한 리그 레전드다. 국가대표팀에서도 2012년 런던 올림픽과 2020 도쿄 올림픽에서 ‘4강 신화’를 이끄는 등 오랜 시간 한국 여자배구의 간판 스타였고 상징적인 존재였다.
‘전설’과의 작별을 맞이하는 흥국생명은 구단 차원에서 예우를 갖춰 그의 은퇴식을 치러줄 예정이다. 이 밖에 V리그 7개 구단 단장까지 합심해 흥국생명의 원정 경기에서도 김연경을 위한 이벤트를 개최, 배구판 전체가 김연경과의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 중이다.
2일 인천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여자부 ‘도드람 2024-2025 V-리그’ 흥국생명과 정관장의 경기에서 흥국생명 김연경이 공격 성공 후 환호하고 있다. 2025.2.2/뉴스1
아이러니하게도 소속팀인 흥국생명은 김연경의 공식 은퇴식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김연경이라는 이름값에 맞게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을 때 해야 하는데, 시즌 막바지 흥국생명의 상황이 꽤 복잡하다.
이번 시즌 흥국생명은 24승5패(승점 70)를 기록, 2위 현대건설(승점 57)과 격차를 벌리며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해 통합 우승에도 도전할 수 있는 위치다.
은퇴식도 중요하지만, 챔피언결정전 등을 앞둔 예민한 시기다 보니 행사에만 매몰되면 성적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당초 흥국생명은 정규리그 홈 최종전(3월 15일 한국도로공사전)에서 은퇴식을 열어 김연경이 시즌 도중 팬들 앞에서 이별하는 방안도 고려했다. 하지만 은퇴식을 마쳤는데 챔피언결정전 등 중요한 일정이 이어지는 것도 모양새가 이상하다.
그렇다고 언제 끝날지, 어느 경기장에서 끝날지 모르는 챔피언결정전 일정 안에 은퇴식을 포함하는 것도 위험 부담이 있다. 우승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아는 김연경 역시 당장은 경기 자체에만 전념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래서 흥국생명은 은퇴식 개최는 내부적으로 확정했지만, 그 시기는 추후 보다 신중히 정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우선은 시즌에만 집중하겠다는 김연경의 의지를 존중해, 은퇴식 일정은 시즌을 다 마친 이후에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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