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교포 그레이스 김(25·사진)은 18번홀에서 잇따라 기적 같은 샷을 성공시키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대회 첫 우승을 차지한 뒤 이렇게 말했다. 그는 13일 프랑스 에비앙레뱅의 에비앙 리조트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LPGA투어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놀라운 뒷심을 발휘하며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그레이스 김은 이날 17번홀(파4)까지 선두 지노 티띠꾼(22·태국)에게 두 타 뒤진 공동 3위였다. 하지만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4번 하이브리드로 두 번째 샷을 홀 옆에 붙인 뒤 이글을 낚아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갔다. 티띠꾼은 이 홀에서 파를 기록했다.
그레이스 김은 같은 홀에서 열린 1차 연장전에서 두 번째 샷이 페널티 구역에 들어가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벌타를 받고 러프에서 친 네 번째 샷이 그대로 홀로 빨려 들어가면서 ‘행운의 버디’를 잡았다. 티띠꾼도 버디를 기록해 둘은 같은 홀에서 2차 연장전을 펼치게 됐다. 그레이스 김은 2차 연장전에서 투온에 성공한 뒤 4m짜리 이글 퍼트를 성공시켜 우승을 확정했다. LPGA투어 사무국은 홈페이지를 통해 “그레이스 김이 동화 같은 승리를 거뒀다. ‘골프의 신’이 각본을 쓴 듯한 승리였다”고 전했다. 그레이스 김은 7번홀(파5)에서도 벙커샷으로 이글을 잡아내며 이날 하루 모두 3개의 이글을 기록했다.
2023년 4월 롯데 챔피언십 우승 이후 LPGA투어 통산 두 번째 우승을 달성하며 120만 달러(약 16억5000만 원)의 상금을 받은 그는 “믿기지 않는 우승이다. 1차 연장전처럼 칩샷 버디를 다시 해보라고 하면 또 성공시킬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국 선수 중엔 이소미(26)와 최혜진(26)이 공동 14위(8언더파 276타)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이 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톱10에 한 명도 들지 못한 건 2001년 이후 24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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