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상 3점슛 8개 포함 28점 폭발… 韓, 레바논 꺾고 ‘죽음의 조’ 탈출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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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컵 오늘 괌과 8강 결정전
안준호 감독 “亞슈터로 거듭날 것”

“‘죽음의 조’에서 살아남아 기쁘다.”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의 슈터 유기상(24·LG·사진)은 11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2025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조별리그 A조 3차전 레바논전을 승리로 이끈 뒤 이렇게 말했다. 이날 유기상이 3점슛 8개를 포함해 28점을 올린 한국은 지난 대회 준우승팀 레바논을 97-86으로 꺾었다. 한국은 3점슛 22개를 림에 꽂아 이번 대회 한 경기 팀 최다 3점슛 성공 기록을 세웠다.

조별리그를 2승 1패로 마쳐 A조 2위에 자리한 한국은 12일 B조 3위 괌과 8강 진출 결정전을 치른다. 지난 대회 우승팀 호주(3승)는 조 1위로 8강에 직행했다. 3위 레바논(1승 2패)은 한국처럼 8강 진출 결정전을 치르고, 4위 카타르(3패)는 탈락했다.

대회 개막 전까지만 해도 한국은 FIBA 아시아컵 파워랭킹에서 10위에 머물러 A조 최약체로 꼽혔다. 같은 조의 호주와 레바논은 각각 1위와 5위였고, 미국프로농구(NBA) 경력을 가진 귀화 선수를 보유한 카타르는 9위였다.

조별리그 첫 경기 호주전에서 완패하며 불안하게 출발한 한국은 카타르와 레바논을 차례로 꺾으며 ‘죽음의 조’에서 살아남았다.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유기상은 “대회 초반엔 경기력이 좋지 않았는데 ‘원 팀’ 정신력으로 이겨냈다. (8강 진출 결정전부터는) 지면 끝이니 더 집중력을 가지고 도전하는 마음으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2024∼2025시즌 한국프로농구에서 최다(101개) 3점슛을 성공시키며 LG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힘을 보탠 유기상은 국제 무대에서도 뜨거운 외곽슛 능력을 자랑했다. 3점슛 8개는 이번 대회 한 경기 개인 최다 3점슛 성공 기록이다.

안준호 한국 농구 대표팀 감독(69)은 “유기상이 높은 3점슛 성공률(66.7%)을 자랑했다. ‘눈꽃 슈터’가 한국을 넘어 ‘아시아의 슈터’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눈꽃 슈터는 이름이 눈(雪)을 뜻하는 일본어 ‘유키’와 비슷한 유기상의 별명이다. 선수 시절 국제대회에서 고감도 외곽포를 자랑해 ‘조선의 슈터’로 불렸던 조성민 해설위원(42)은 “그동안 대표팀에 슈터가 없다는 얘기가 많았는데 이번 대회에서 (유)기상이 등 후배들이 좋은 활약을 펼쳐 선배로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포워드 이현중(25·나가사키)도 같은 경기에서 3점슛 7개를 성공시키며 28점을 넣었다. 이현중은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 중 가장 많은 출전 시간(평균 33분 36초)을 기록하면서도 부지런히 코트를 누비며 공격을 이끌고 있다. 이현중은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다. 오히려 즐거워서 더 뛰고 싶다”면서 “오늘까지만 (승리를) 기뻐하고, 내일부턴 목표인 우승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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