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16강→8강→4강 후 첫 결승
이정효 사령탑 3년만에 ‘단단한 팀’
‘강등위기’ 전북, 포옛 부임후 변신
리그 선두-코리아컵 6회 우승 도전
‘잡초’ 광주가 ‘거목’ 전북에 맞선다. 끈질긴 생명력을 자랑하는 광주와 오랜 시간 뿌리를 깊게 내린 전북이 코리아컵(옛 대한축구협회컵) 결승에서 맞붙는다. 12월 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이 경기는 K리그를 대표하는 두 팀 감독의 지도 철학이 맞부딪치는 지략 대결의 장이기도 하다.
이정효 광주 감독(50)은 28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하루하루 버티는 팀이 아니라 매년 우승을 바라볼 수 있는 팀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광주는 이 감독이 처음 팀 지휘봉을 잡은 2022년 16강을 시작으로 2023년 8강, 지난해 4강에 이어 올해 2011년 창단 후 첫 결승 진출 기록까지 남겼다. 광주는 27일 부천을 2-1로 꺾고 1, 2차전 합계 4-1로 결승행 티켓을 따냈다.
이 감독이 부임한 2021년 12월만 해도 광주는 K리그1(1부)이 아니라 K리그2(2부) 팀이었다. 이 감독은 2022년 팀을 1부 리그로 승격시킨 뒤 이듬해(2023년)에는 리그 3위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까지 따내면서 ‘젊은 명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감독은 “스타플레이어는 없지만 선수들의 성장에 집중한 결과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시민 구단인 광주는 완성형 선수 영입이 쉽지 않다. 이 감독은 대신 유망주 육성에 집중하면서 팀의 결속을 강조했다. 그 결과 잡초가 서로 뿌리를 얽고 단단해지듯 광주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 팀으로 거듭났다. 광주가 올해 코리아컵 정상을 차지하면 2014년 성남, 2018년 대구에 이어 시민 구단으로는 세 번째 우승 기록을 남기게 된다.
전북은 2022년 이후 3년 만이자 통산 6번째 코리아컵 정상을 노린다. 전북이 올해 우승하면 포항과 함께 이 대회 최다 우승팀이 된다. 전북은 이미 포항과 이 대회 결승 최다(9회) 진출 기록을 나눠 갖고 있다.
현재 K리그1 선두를 달리고 있는 전북은 역시 27일 열린 준결승 2차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두 골을 넣어 강원에 2-1로 역전승하며 결승행 티켓을 받았다. 두 팀은 1차전 때는 1-1 무승부를 기록했었다.
전북은 K리그1 최다(9회) 우승팀이지만 지난 시즌에는 승강 플레이오프(PO)까지 몰리는 위기를 겪었다. 그러나 거스 포옛 감독(58·우루과이)이 새로 지휘봉을 잡은 올해 22경기 무패 행진을 기록하는 등 180도 달라진 면모를 자랑하고 있다. ‘꼼꼼한 지도자’로 통하는 포옛 감독은 선수들의 식단과 체지방 관리까지 직접 챙긴다. 포옛 감독의 요청으로 전북 선수단 식단에서는 돼지고기가 자취를 감췄다.
전북 관계자는 “그렇다고 감독님이 선수들 사생활까지 간섭하지는 않는다. 경기장과 훈련장에서 보여주는 결과만을 선수 평가 지표로 삼는다”면서 “외적인 요소를 끌고 오지 않는 운영 방식 덕분에 선수들이 더 큰 책임감을 갖게 된 것 같다”고 전했다. 그리고 계속해 “선수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간결하고 명확하게 지시를 내리기 때문에 선수들의 신임도 두텁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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