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LA) FC 손흥민(왼쪽)이 1일 열린 샌디에이고와의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안방경기에서 드리블로 상대 수비수 마누 두아를 제치고 있다. 손흥민은 이날 뜨거운 환영을 받으며 LA FC 안방 데뷔전을 치렀으나 득점엔 실패했다. 로스앤젤레스=AP 뉴시스
‘새 보금자리에 온 걸 환영해.’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로스앤젤레스(LA) FC는 1일 손흥민(33)이 안방 데뷔전을 앞두고 워밍업을 위해 그라운드를 밟는 장면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면서 이렇게 환영 인사를 건넸다. 손흥민이 가볍게 달리면서 팬들을 향해 손을 흔들자 LA FC의 안방인 BMO스타디움(2만2000석)을 가득 채운 만원 관중은 환호성을 터뜨렸다. AP통신은 “손흥민이 영웅 같은 환대를 받았다”고 전했다.
지난달 7일 LA FC 입단 후 세 번 연속 방문경기를 소화한 손흥민은 이날 샌디에이고와의 2025시즌 MLS 31라운드 맞대결에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첫 안방경기를 치렀다. 손흥민의 역사적인 LA FC 안방 데뷔전을 보기 위해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는 수많은 한인 팬들이 손흥민의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을 찾았다. LA FC 서포터스석을 포함해 곳곳에서 태극기가 펄럭이며 마치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A매치 경기와 같은 장면이 펼쳐졌다.
지난달 24일 댈러스전(1-1·무승부)에서 그림 같은 프리킥으로 데뷔골을 터뜨린 손흥민은 두 경기 연속 골을 작성하기 위해 부지런히 그라운드를 누볐다. 쾌조의 몸놀림을 보였지만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손흥민은 전반 45분 페널티아크 근처에서 전매특허인 왼발 감아차기 슈팅을 시도했으나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후반 33분엔 페널티아크에서 오른발 슈팅을 했으나 공이 골대를 맞고 나와 아쉬움을 삼켰다.
LA FC는 전반 15분 드니 부앙가(31·가봉)가 선제골을 넣었지만, 전반 33분 이르빙 로사노(30·멕시코)와 후반 21분 아네르스 드레위에르(27·덴마크)에게 잇달아 골을 내줘 1-2로 역전패했다. 승점 추가에 실패한 LA FC는 승점 41(11승 8무 7패)로 서부 콘퍼런스 5위에 머물렀다. 승점 56이 된 샌디에이고는 서부 콘퍼런스 선두를 질주했다.
손흥민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오늘 밤을 손꼽아 기다려 왔는데 (역전패로) 팬들을 실망하게 한 것 같아 아쉽다”면서 “환상적인 팬들 덕에 경기장이 집처럼 느껴졌다. 태극기를 들고 오시고 내 유니폼도 입고 오셔서 애국심이 가득 찼다. 특별한 하루였기에 (경기에서 진 것이) 더 속상하다”고 말했다.
득점엔 실패했지만 손흥민은 풀타임을 소화하며 슈팅 4개와 키패스 2회, 패스 성공률 81% 등으로 팀 공격을 이끌었다. 축구 통계 전문 매체 ‘소파스코어’는 손흥민에게 팀에서 가장 높은 평점인 7.6점을 줬다. 손흥민은 “오늘은 운이 조금 없었던 것 같다. 팀에 더 빨리 적응해 앞으로는 승리를 결정짓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샌디에이고전을 마친 손흥민은 홍명보 감독(56)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에 합류해 미국에서 열리는 평가전을 준비한다. 한국은 7일과 10일에 각각 미국, 멕시코와 맞붙는다. “마지막이 될 수 있는 내년 월드컵을 준비하기 위해 MLS행을 택했다”고 LA FC 입단 배경을 설명했던 손흥민이 2026 북중미(미국, 캐나다, 멕시코) 월드컵 공동 개최국이자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한국(23위)보다 높은 미국(15위), 멕시코(13위)를 상대로 골 사냥에 성공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이날 MLS 팀끼리 맞붙은 2025 리그스컵 결승전에선 시애틀이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38·아르헨티나)의 득점포가 침묵한 인터 마이애미를 3-0으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리그스컵은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의 프로팀들이 참가하는 대회다. 시애틀 수비수 김기희(36)는 후반 추가시간에 교체 투입돼 팀의 우승을 함께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