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열린 미국과의 방문평가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린 한국의 주장 손흥민(오른쪽 7번). 대한축구협회 제공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2026 북중미(미국, 캐나다, 멕시코) 월드컵 공동 개최국인 미국과의 방문평가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한국은 7일 미국 뉴저지주 해리슨의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과의 평가전에서 2-0으로 이겼다. 미국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15위로 한국(23위)보다 8계단 높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미국과의 역대 A매치 상대 전적이 6승 3무 3패가 됐다.
북중미 월드컵 본선을 준비하고 있는 홍 감독은 이날 스리백 전술을 가동했다. 이 전술은 최후방에 세 명의 중앙 수비수를 둬 수비를 두껍게 한 뒤, 양 측면에 자리한 윙백의 적극적인 공격 가담을 통해 역습을 노리는 것이다. 홍 감독은 월드컵 본선에서 전력이 한 수 위인 팀을 상대해야 할 때를 대비해 7월 한국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부터 이 전술을 실험하고 있다.
한국은 전반 18분 ‘원톱’으로 선발 출전한 공격수 손흥민(LA FC)이 1992년생 동갑내기 미드필더 이재성(마인츠)의 침투 패스를 왼발 슈팅으로 연결해 선제골을 터뜨렸다. 역대 한국 남자 선수 중 A매치 득점 2위인 손흥민은 통산 52호 골을 터뜨려 차범근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의 1위 기록(58골)에 6골 차로 다가섰다. 손흥민은 역대 한국 남자 선수 A매치 출전 횟수 순위에선 3위(135경기)로 한 경기만 더 출전하면 공동 1위인 홍 감독, 차 전 감독(이상 136경기)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수비진에서의 패스 실수 등으로 인해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골키퍼 조현우(울산)의 선방 덕에 무실점을 이어가던 한국은 전반 43분 추가 골을 터뜨렸다. 문전 혼전 상황에서 손흥민의 발에 맞고 흐른 공을 이동경(김천)이 밀어 넣어 골망을 흔들었다. 1골 1도움을 기록한 손흥민은 후반 18분 교체 아웃되면서 중앙 수비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에게 주장 완장을 넘겨줬다.
후반전 들어 미국이 맹공을 퍼부었지만 한국은 김민재를 중심으로 한 끈끈한 수비를 바탕으로 ‘클린시트’(무실점 경기)를 기록했다. 과거 토트넘(잉글랜드)에서 손흥민을 지도했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미국 감독은 공격적인 성향의 선수들을 잇따라 투입하며 만회 골을 노렸으나 끝내 한국의 골문을 열어젖히지 못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7일 열린 미국과의 방문평가전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사진은 드리블을 하고 있는 손흥민의 모습. 대한축구협회 제공. 외국 태생 혼혈 선수 최초로 한국 남자 대표팀에 발탁된 수비형 미드필더 옌스 카스트로프는 이날 후반 18분 교체 투입돼 데뷔전을 치렀다. 독일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를 둔 카스트로프는 독일 분데스리가 묀헨글라트바흐에서 뛰고 있다. 89%의 패스 성공률을 기록한 카스트로프는 악착같은 수비로 한국의 무실점 승리에 힘을 보탰다.
위르겐 클린스만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도 이날 경기장을 찾았다. 자신의 아들인 골키퍼 조너선 클린스만이 이날 미국 축구대표팀의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2023년 3월 한국 지휘봉을 잡은 클린스만 전 감독은 아시안컵 우승 실패와 경기 운영 및 선수 관리 미숙으로 부정적 평가를 받아 2024년 2월 경질됐다.
방문평가전 첫 경기를 성공적으로 마친 한국은 10일 오전 10시(한국 시간) 미국 테네시주 네슈빌의 지오디스파크에서 북중미의 강호 멕시코(FIFA 랭킹 13위)와 평가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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