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해트트릭 폭발… 신대륙 정착 넘어 정벌 나섰다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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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트레이크전 4-1 대승 이끌어
英 무대 이후 747일 만에 기록
양팀 통틀어 최고평점 10 받아
‘공격 단짝’ 부앙가 추가골 가세

로스앤젤레스(LA) FC의 공격수 손흥민(왼쪽)이 18일 솔트레이크와의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방문경기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한 뒤 자신의 세 번째 골에 도움을 기록한 데니스 부앙가와 함께 기뻐하고 있다. LA FC X
“선글라스를 써라. ‘손(Son·손흥민)’이 빛나고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사무국은 18일 로스앤젤레스(LA) FC와 솔트레이크의 정규리그 결과를 전하면서 이렇게 표현했다. 영어로 태양(Sun)과 손흥민(33·LA FC) 성의 발음이 비슷한 것에 착안한 것이다. MLS 사무국은 “손세이셔널! LA FC의 슈퍼스타가 MLS 첫 해트트릭을 달성했다”는 제목의 글도 올렸다. 손흥민의 성과 엄청난 놀라움을 불러일으킨다는 뜻의 영어 단어 센세이셔널(Sensational)을 합성한 것이다. 이날 솔트레이크와의 방문경기에서 세 골을 폭발시키며 LA FC의 4-1 승리를 이끈 손흥민의 활약은 이런 수식어가 당연해 보일 만큼 인상적이었다.

손흥민은 경기 시작 3분 만에 첫 골을 넣었다. 티머시 틸먼(26)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페널티박스 안까지 드리블한 뒤 오른발 슈팅으로 골네트를 갈랐다. 14일 새너제이전(4-2·LA FC 승)에서 경기 시작 52초 만에 MLS 데뷔 후 첫 필드골을 넣었던 손흥민은 이번에도 벼락같은 선제골을 터뜨렸다.

MLS 두 경기 연속 골로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한 손흥민은 전반 16분 페널티아크 좌측 지점에서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두 번째 골을 넣었다. 팀이 2-1로 앞선 후반 37분엔 역습 상황에서 데니스 부앙가(31·가봉)가 내준 공을 슬라이딩하며 득점으로 연결해 MLS에서의 첫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손흥민이 해트트릭을 작성한 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소속이던 2023년 9월 2일 번리전 이후 747일 만이다. 올 시즌 MLS 5호 골을 만들어낸 손흥민은 부앙가와 함께 앞구르기 세리머니를 펼쳤다.

손흥민이 프로 데뷔 후 클럽팀 경기에서 해트트릭(3골) 이상을 기록한 건 이번이 여덟 번째다.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 시절 두 번 해트트릭을 기록했고, 토트넘에선 다섯 번 한 경기 3골 이상을 넣었다. 특히 2020년 9월 사우샘프턴전에선 홀로 4골을 몰아치며 5-2 대승을 이끌었다. 한 경기에서 4골을 넣은 걸 뜻하는 용어는 ‘하울(haul)’이다. 손흥민은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소속으로는 2015년 9월 라오스전(8-0·한국 승)에서 한 차례 해트트릭을 작성했다.

토트넘에서 해리 케인(32·바이에른 뮌헨)과 ‘손케 듀오’를 구성해 EPL 47골을 합작(손흥민 24골, 케인 23골)했던 손흥민은 LA FC에선 부앙가와 팀 공격을 이끌고 있다. 새너제이전에서 해트트릭을 작성했던 부앙가는 이날은 후반 43분 쐐기골을 터뜨리며 4-1 대승을 완성했다. 팬들은 손흥민과 부앙가에게 ‘흥부 듀오’라는 애칭을 붙여줬다. 손흥민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부앙가와 함께 뛰는 건 정말 즐겁다. 부앙가가 많이 맞춰주고 있어서 시너지를 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이달 미국에서 열린 미국, 멕시코와의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에서 두 경기 연속 골을 넣은 것을 포함해 공식전 4경기 연속 골을 달성했다. 축구 통계 전문 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만점인 평점 10을 줬다. 지난달 LA FC 입단 후 빠르게 팀에 녹아든 손흥민은 정규리그 6경기에 출전해 5골 1도움을 기록 중이다. 손흥민은 “아직은 적응기라고 생각한다. 지금보다 더 잘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축구 통계 매체 ‘풋몹’은 손흥민에게 평점 9.7을 줬다.

정규리그 6경기를 남겨둔 LA FC는 이날 승리로 승점 47(13승 8무 7패)을 쌓아 서부 콘퍼런스 4위로 올라섰다.

#손흥민#LA FC#MLS#해트트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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