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 트로피 예약했던 폰세, 시즌 막판 복병 디아즈 등장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9월 26일 15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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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내내 리그를 압도하며 한화의 선전을 이끈 폰세. 한화 이글스 제공
올 시즌 기록이란 기록을 다 갈아치워 2025 프로야구 최우수선수(MVP) 트로피에 이름을 다 새긴 줄 알았던 폰세(31·한화)에게 시즌 막판 강력한 경쟁자가 나타났다.

25알 대구 키움전에서 5회말 1사 3루 상황에서 적시 2루타를 친 디아즈. 대구=뉴스1
삼성 디아즈(29)는 25일 대구 키움전에서 8회말 3점 홈런을 터뜨리는 등 4타점을 올리면서 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150타점 고지를 밟았다.

전날까지 146타점으로 2015년 박병호(당시 넥센·현 삼성)의 역대 최다 타점 기록과 타이였던 디아즈는 이날 5회말 2루타로 3루 주자 구자욱을 불러들이며 한 시즌 최다 타점 신기록을 세웠다.

이어 ‘약속의 8회’에는 1사 주자 1, 3루 상황에서 오른 담장을 넘기며 또 하나의 최초 기록을 썼다. 시즌 49번째 아치를 그리며 프로야구 역사상 외국인 선수로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달성한 것. 종전 기록은 2015년 삼성의 외국인 선수였던 나바로(48홈런)가 보유하고 있었다.

디아즈가 25일 대구 키움전 8회말 3점포를 터뜨리자 경기장 전광판에 ‘KBO리그 외국인 선수 단일 시즌 최다 홈런 경신’을 알려주는 문구가 뜨고 있다. 대구=뉴스1
디아즈는 25일 기준 홈런(49홈런), 타점(150타점), 장타율(0.636)에서 모두 2위를 넉넉히 제쳐 3관왕이 확정적이다. 여기에 안타(3위·165개), 득점(5위·91득점)도 ‘톱5’ 안에 든다.

디아즈의 타격 성적은 시즌 초부터 꾸준히 상위권이었다. 다만 시즌 중반까지 팀 성적이 부진해 큰 주목을 못 받았다. 하지만 누적 스탯이 ‘최초 기록’으로 연달아 이어진 데다 삼성이 후반기 3위 싸움을 이어가면서 존재감이 두드러졌다.

외국인 선수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경신한 디아즈가 축하 꽃다발을 든 채 동료들과 시즌 49호 홈런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대구=뉴스1
특히 디아즈의 ‘막판 스퍼트’는 타이밍마저 완벽했다. 시즌 내내 막강했던 폰세의 기세가 한풀 꺾인 유일한 시기였기 때문이다.

폰세는 개막 후 단 한 번의 패배도 없이 28경기에 등판해 17연승을 거뒀다. 그런데 직전 등판이었던 20일 수원 KT전에서 1회부터 안현민(23)에게 3점 홈런을 내주는 등 5이닝 4실점에 그쳤고 팀이 2-4로 패하면서 시즌 첫 패전 투수가 됐다. 그러면서 프로야구 최초 ‘무패 다승왕’ 도전도 끝나게 됐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작은 스크래치일 뿐이다. 폰세는 16연승 때부터 이미 개막 후 최다 연승 기록을 썼고 3일 NC전에서는 2021년 미란다(36·당시 두산)가 세웠던 한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225개)도 넘어섰다.

폰세는 현재 다승(17승), 평균자책점(1.85), 탈삼진(242개), 승률(0.944) 모두 1위다. 다승, 평균자책점, 승률은 2위와 격차가 뚜렷해 타이틀 획득이 확정적이다. 탈삼진만 2위 앤더슨(240개)에 2개 차이로 쫓겨 마지막 등판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폰세는 28일 대전 LG전 등판만 남겨두고 있다. LG와의 시즌 마지막 맞대결인 이 경기에서 폰세가 타이틀 4개를 모두 차지하면 1996년 구대성(56·당시 한화), 2011년 윤석민(39·당시 KIA)에 이어 역대 세 번째 투수 4관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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