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팬 야유-욕설에도…유럽, 라이더컵 골프 13년만에 美원정 우승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9월 29일 15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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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팀의 로리 매킬로이(가운데)가 29일 미국 뉴욕 파밍데일의 베스페이지에서 열린 2025 라이더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를 들고 동료들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유럽팀은 종합 점수 15점을 확보해 13점에 그친 미국팀을 꺾고 대회 2연패이자 13년 만에 방문 대회 우승을 달성했다. 파밍데일=AP 뉴시스
세계 남자 골프의 양대 산맥인 미국과 유럽의 골프대항전 ‘라이더컵’에서 유럽 연합팀이 13년 만에 방문 대회 우승을 거뒀다. 라이더컵은 안방 팀이 코스 세팅을 하고, 일방적인 안방 팬의 응원이 펼쳐지기에 방문 팀이 이기기 힘든 대회로 평가받는다.

유럽은 29일 미국 뉴욕주 파밍데일의 베스페이지(파70)에서 열린 라이더컵 최종일 개인 매치플레이에서 1승 5무 6패를 기록하며 승점 3.5점을 추가했다. 총점 15점을 확보한 유럽은 13점을 기록한 미국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라이더컵은 총 3일간 치러지는데, 첫날과 둘째 날은 ‘포섬’(두 명의 선수가 공 하나를 번갈아 치는 방식)과 ‘포볼’(각자의 공으로 경기한 뒤 더 좋은 점수를 팀 성적으로 계산하는 방식)로 각각 네 차례씩 하루에 총 8경기를 치르고 마지막 날엔 각 팀의 출전 선수 12명이 매치플레이를 한다. 매 경기마다 승리할 경우 1점, 무승부엔 0.5점을 부여해 3일간 총점을 합산해 승부를 겨룬다.

앞서 유럽은 첫날과 둘째 날 열린 포섬과 포볼 총 16경기에서 11승 1무 4패로 미국을 압도하며 11.5점을 확보했다. 개인 매치플레이가 열린 이날 미국은 세계 1위 스코티 셰플러(29)가 세계 2위이자 유럽의 수장 로리 매킬로이(36·북아일랜드)를 ‘1업(한 홀 차이 승리)’으로 꺾는 등 역전승을 노렸다. 하지만 승부처였던 8번째 경기에서 미국의 러셀 헨리(36)가 18번홀(파4)에서 약 3.1m의 버디를 놓친 사이 유럽의 셰인 라우리(38·아일랜드)가 약 1.9m의 버디를 낚으며 극적으로 무승부를 만들어 유럽의 우승을 확정지었다. 영국 가디언은 “유럽팀은 매치플레이 8번째 경기였던 라우리가 버디 퍼트에 성공해 무승부를 확정 짓자 지친 상태로 쓰러졌다”며 “기록 화면에는 유럽이 15대 13으로 승리하는 장면이 담겼고, 이 숨 막히는 장면을 글로 묘사하긴 힘들다”고 적었다.

이로써 유럽은 2023년에 이어 2년 연속 우승이자 2012년 미국 일리노이주에서 열린 대회 승리 이후 13년 만에 방문 대회 우승 기록을 남겼다. 라이더컵이 유럽과 미국의 대항전으로 굳어진 1979년 이후 방문 팀이 안방 팀을 꺾은 것은 7번째다. 미국은 1993년 영국 대회 이후 32년째 유럽 방문 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코스 세팅보다 거친 응원 문화가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뉴욕 일부 골프 팬들의 거친 응원 태도가 도마에 올랐다. 뉴욕 팬들은 첫날과 둘째 날 미국이 유럽에 크게 뒤지자 매킬로이 등 유럽 선수들에게 욕설을 포함해 심한 야유를 퍼부었다. 매킬로이는 이날 대회가 끝난 뒤 “미국인들이 유럽 선수들을 모욕하는 데 그 에너지를 사용하지 말고 자국 선수들을 응원했어야 한다. 그들의 행동을 용납할 수 없다”며 “골프 문화에서 이런 응원 문화는 절대 받아들여서는 안된다. 골프는 이보다 더 높은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은 안방인 아일랜드에서 열리는 2027년 라이더컵에서 대회 3연패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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