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확률 91%-95%인데 탈락… 너무 닮은 롯데-메츠 ‘가을의 눈물’

  • 동아일보

코멘트

롯데, 두달전 10개 구단중 3위
메츠는 내셔널리그 동부 1위
8, 9월 무너지며 ‘PO 물거품’
‘우승 가뭄’ 30년… “내년 총력”

부산에 광안대교가 있다면 미국 뉴욕에는 브루클린 브리지가 있다. 부산에 롯데 자이언츠가 있는 것처럼 뉴욕에는 메츠가 있다. 한미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인기 구단인 두 팀은 올해 데칼코마니 같은 시즌을 보냈다.

두 달 전까지만 해도 두 팀의 기세는 대단했다. ‘가을 야구’ 진출은 떼어 놓은 당상처럼 보였고, 우승도 노려볼 만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롯데는 KBO리그 10개 팀 중 3위(55승 3무 43패·승률 0.561)로 7월을 마쳤다. 당시 4위 SSG와는 5경기 차이가 났다. 메츠는 62승 47패(승률 0.569)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내셔널리그(NL) 동부지구 1위였다.

‘몬테카를로 시뮬레이션’을 통해 포스트시즌 진출 확률을 예상하는 ‘psodds.com’에 따르면 롯데의 당시 가을 야구 진출 가능성은 91.4%에 달했다. 같은 날 기준으로 MLB 통계 사이트 ‘팬그래프스’가 예상한 메츠의 포스트시즌 진출 확률은 95.3%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두 팀 모두 가을 야구 무대에 초대받지 못했다. 지난달 12연패를 당한 롯데는 8, 9월에 11승 3무 28패(승률 0.282)로 무너졌다. 메츠도 같은 기간 21승 32패(승률 0.396)에 그쳤다.

롯데는 지난달 28일 두산과의 잠실 방문경기에서 2-7로 패하며 8년 연속 가을 야구 탈락 성적표를 받아들여야 했다. 2017년이 마지막 포스트시즌 진출이었던 롯데는 10개 팀 중 가장 오래 가을 야구를 하지 못한 팀이 됐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올해 안방 최종전이 끝난 뒤 “마지막에 힘을 발휘하지 못해 팬들께 실망을 드렸다”며 “내년까지 한번 믿어 달라”며 팬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김 감독의 계약 기간은 내년까지다.

개막전 기준으로 30개 팀 중 가장 많은 연봉 3억2300만 달러(약 4528억 원)를 쏟아부은 메츠는 NL 동부지구 2위이자 와일드카드 4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내년에 계약 마지막 해를 맞는 카를로스 멘도사 감독에게 계속 팀을 맡기기로 했다. 데이비드 스턴 메츠 구단 야구 부문 사장은 멘도사 감독의 유임을 발표하며 “실망스러운 한 해를 보낸 건 맞지만 멘도사 감독은 여전히 좋은 사령탑이고 이를 증명해 낼 것”이라며 지지를 보냈다.

두 팀은 패배와 직결된 결정적 수비 실책으로 팬들의 분노를 유발한 것도 닮았다. 올겨울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로 전문가들이 수비력 강화를 꼽은 이유다. 롯데는 ‘페어 타구를 아웃으로 처리한 비율’을 뜻하는 범타처리율(DER·Defensive Efficiency Ratio)이 0.663으로 10개 팀 중 최하위에 그쳤다. 메츠는 DER 0.678로 NL 15개 팀 중 공동 13위였다.

롯데 김태형 감독
롯데 김태형 감독
경기 후 야간 추가 수비 훈련을 직접 지휘하기도 했던 김 감독은 “내년에는 운동장에서 쓰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결과를 내겠다”며 수비 체질 개선을 준비하고 있다. 멘도사 감독 역시 “계속 같은 실수가 반복됐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개선 방향을 고민할 것”이라고 했다.

30년이 넘는 우승 가뭄도 두 팀 팬들이 공유하는 고통이다. 메츠가 마지막으로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한 건 39년 전인 1986년이다. 롯데도 1992년 이후 33년 동안 한국시리즈 우승이 없다.

뉴욕 메츠 카를로스 멘도사 감독
뉴욕 메츠 카를로스 멘도사 감독
팀 성적이 롤러코스터를 탈 때마다 ‘케미스트리 문제’를 지적받는 것도 두 팀 사령탑이 똑같이 느끼는 고충이다. “팀 케미스트리는 결국 함께 나가 이기는 것”이라는 멘도사 감독의 말처럼 모든 감독에게 적용되는 유일한 생존 방법은 결과로 증명하는 것뿐이다.

#부산#뉴욕#롯데 자이언츠#메츠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