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워하는 KIA 선수단. 뉴스1
“‘기’아 왕조, ‘아’직 시작도 안 했습니다.”
프로야구 ‘디펜딩 챔피언’ KIA 외야수 나성범과 내야수 김도영이 3월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팀 이름으로 만든 ‘이행시 출사표’다.
지난해 팀 평균자책점(4.40)과 팀 타율(0.301)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며 통합 우승까지 이룬 소속팀의 자신감이 담겨 있는 포부였다.
프로야구 전문가들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KIA를 ‘절대 1강’으로 꼽았다. 그러나 KIA는 지난달 25일 ‘가을 야구’ 탈락을 확정 지었다.
KIA는 전신 해태 시절 프로야구 최초로 4년 연속(1986~1989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왕조’ 재현의 꿈을 한 시즌 만에 미루게 됐다.
KIA는 지난해 우승 전력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일반적이었다.
구원 투수 장현식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LG로 이적했으나 키움으로부터 구원 투수 조상우를 영입하며 불펜 전력 손실을 막았다.
팔꿈치 수술을 받은 선발 투수 이의리도 복귀를 앞두고 있어 더 강해질 것이란 평가도 받았다.
그러나 부상 악재가 KIA의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30홈런-30도루 클럽에 가입하며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김도영이 시즌 개막전을 포함해 세 차례 허벅지 뒤 근육(햄스트링)을 다쳤다.
김도영은 결국 30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9, 7홈런, 27타점을 남긴 채 시즌을 조기에 마쳤다.
김선빈, 나성범 등 핵심 타자들과 오른손 선발 투수 황동하, 왼손 구원 투수 곽도규 등도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KIA는 주전 선수들 줄부상 속에서도 시즌 중반 상위권에 진입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4월 중순까지 최하위권을 맴돌던 KIA는 오선우, 김호령, 한준수 등 백업 선수들이 분전하면서 7월 5일 팀 순위를 2위까지 끌어 올렸다.
그러나 구원 투수들이 흔들리며 내림세를 탔다.
KIA 불펜진은 7월 월간 평균자책점 6.46(8위)로 급격하게 추락했다.
핵심 불펜 자원인 마무리 정해영이 2패(5세이브) 평균자책점 6.23으로 부진했고 조상우도 1승 1패 3홀드 평균자책점 14.21로 무너졌다.
‘특급 마무리’ 조병현(SSG). 뉴스1
KIA의 몰락만큼 올 시즌 SSG의 선전을 기대한 사람도 적었다.
3위를 확정하며 준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확보한 SSG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전문가들이 꼽은 ‘5강 후보’에 들지 못했었다.
지난해 최종 6위를 기록했고 별다른 전력 보강도 없었기 때문이다.
전반기를 6위로 마친 SSG는 후반기 들어 마운드를 발판 삼아 순위 끌어 올렸다.
‘특급 마무리’ 조병현(23)을 필두로 한 SSG 불펜진은 후반기 평균자책점 1위(3.31)를 기록하며 팀의 승리를 지켜냈다.
조병현은 현재까지 올 시즌 69경기에 나와 5승 4패 30세이브(4위)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1.60으로 2세이브 이상 기록한 모든 투수를 통틀어 유일하게 1점대 기록을 유지하고 있다.
SSG의 ‘필승조’ 역시 가장 안정적인 모습을 자랑했다.
베테랑 노경은(41)은 80이닝을 평균자책점 2.14로 막으며 35홀드를 남겨 2년 연속 ‘홀드왕’ 타이틀을 확보했다.
또 프로 3년 차 이로운(21)은 33홀드(공동 2위), 평균자책점 1.99를 기록했다.
김민(26)도 5월까지 5.25에 달했던 시즌 평균자책점을 현재 2.97까지 낮추며 22홀드(7위)를 올렸다.
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