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건 선수들 멘털”…홍명보 ‘유체이탈 화법’에 부글부글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6월 26일 17시 01분


남아공전 졸전 사과·반성 없는 회견 논란
“왜 갑자기 이런 경기력 나왔는지 당황
느려 보인 이유, 아직 답 못찾고 있어
수십개 상황에 대한 전술 준비하지만
준비대로 안돼…선수가 잘 대처해야”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25일(현지 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에 위치한 베이스캠프 훈련장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회복 훈련 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표팀은 전날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에서 0-1으로 패배했다. 2026.06.26 사포판(멕시코)=뉴시스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25일(현지 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에 위치한 베이스캠프 훈련장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회복 훈련 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표팀은 전날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에서 0-1으로 패배했다. 2026.06.26 사포판(멕시코)=뉴시스
한국 축구 최악의 경기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 전술적 실패에 대한 반성도 없었다. “2014년에는 지금보다 50배 정도 더 어려웠던 것 같다”는 발언에서 보듯 정확한 현실 인식도 없었다. 홍명보 한국 대표팀 감독의 이 같은 ‘유체이탈식 화법’은 성난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홍 감독은 26일 멕시코 사포판의 한국 대표팀 베이스캠프에서 조별리그 결산 기자회견을 열었다. 하루 전인 25일 한국은 A조 최약체로 평가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 0-1로 패했다. 비기기만 해도 조 2위로 32강 토너먼트에 오를 수 있었던 한국은 남아공전 패배로 조 3위가 돼 토너먼트 자력 진출에 실패했다. 홍 감독은 “솔직히 왜 갑자기 이런 경기력이 나왔는지 조금 당황스러운 건 사실”이라고 했다.

‘캡틴’ 손흥민(LA FC)을 선발 명단에서 제외한 한국은 슈팅 8개를 시도하고도 상대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홍 감독은 “데이터상으로는 선수들이 앞선 조별리그 경기보다 느려 보인 이유 등을 찾기가 쉽지 않다. 아직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의 홍명보 감독이 25일(한국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인근 과달루페의 BBVA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3차전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경기에서 팀의 플레이에 아쉬워하고 있다. 2026. 6. 25. 과달루페(멕시코)=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의 홍명보 감독이 25일(한국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인근 과달루페의 BBVA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3차전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경기에서 팀의 플레이에 아쉬워하고 있다. 2026. 6. 25. 과달루페(멕시코)=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한국은 체코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2골을 넣으며 2-1로 승리했다. 하지만 멕시코와의 2차전(0-1 패), 남아공과의 3차전에선 무득점에 그쳤다. ‘전술의 다양성이 없어 어려운 경기가 반복됐다’는 지적에 홍 감독은 “상대에 따라 포인트는 조금 다르게 할 수 있지만 지금까지 해온 것을 갑자기 바꾸는 것은 선수들에게 좋지 않다”고 말했다.

남아공전이 열린 멕시코 몬테레이는 ‘찜통더위’로 악명 높다. 경기 전날까지 홍 감독은 “(선수들이) 덥다고 느낄 수 있지만, 경기엔 지장이 없을 것”이라며 “비겨도 된다는 생각을 하면 오히려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필승 의지를 강조했다. 하지만 이날 기자회견에선 “선수들이 이기고자 하는 마음이 굉장히 강했던 것 같다. 이런 가운데 더운 날씨 속에 경기한다는 게 선수들에게 잘 맞지 않았던 것 같다”고 환경 탓으로 돌렸다.

홍 감독은 또 “축구가 준비한 대로 잘되지는 않는다. 중요한 건 선수들이 과연 어떤 멘털(정신력)을 가지고 준비하느냐다”라며 “(코칭스태프는) 수십 개의 상황에 대한 전술을 준비한다. 하지만 경기장에선 돌발적 상황이 나오기 때문에 선수들이 잘 대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5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10시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개최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최종전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에게 0-1 충격패를 당했다. 경기 종료 후 대한민국 선수들이 패배에 아쉬워하고 있다. 2026.06.25 과달루페(멕시코)=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5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10시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개최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최종전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에게 0-1 충격패를 당했다. 경기 종료 후 대한민국 선수들이 패배에 아쉬워하고 있다. 2026.06.25 과달루페(멕시코)=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남아공전 이후 홍 감독과 한국 축구에 대한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앞으로 더는 한국 축구 경기를 보고 싶지 않다”, “더 큰 망신을 피하려면 32강에 오르지 못하는 게 낫다” 등 분노한 팬들의 댓글도 쏟아진다.

선수단 내 불협화음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1, 2차전 때와 달리 남아공전에서는 선수들이 조직적으로 최선을 다해 뛰지 않는 듯한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다. 골키퍼 김승규(FC 도쿄)는 “(손흥민이 제외된) 선발 명단은 경기 당일 미팅 때 확정적으로 알게 됐다”고 했다.

이에 대해 홍 감독은 “월드컵에 나와서 안팎으로 뒤숭숭하지 않은 대회는 처음인 것 같다. 2014년(브라질 월드컵)이 지금보다 50배 정도 더 어려웠던 것 같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2014년 브라질 대회 때 조별리그를 1무 2패로 마쳐 탈락한 뒤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선 1승 2패를 기록하면서 26일 현재 홍 감독의 월드컵 통산 성적은 1승 1무 4패가 됐다.

#한국 축구#홍명보 감독#전술 실패#경기력 저하#멕시코 월드컵#남아프리카공화국#조별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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