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스위프트 노래가 1위 하면 호황 신호?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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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법/피터 애트워터 지음·송이루 옮김/384쪽·2만3000원·위즈덤하우스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 AP 뉴시스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 AP 뉴시스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심리를 분석해, 경제의 흐름을 들여다보고 경영자 등이 변화에 대응하는 방법을 소개한 책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confidence’를 주제로 다루는데, 이를 ‘자신감’으로 번역했다. 우리말로는 여러 의미가 있는 단어라 번역이 애매한 건 사실인데, 이 책에선 ‘미래가 잘될 것이라는 믿음’과 비슷한 의미로 사용될 때가 많다. ‘소비자신뢰지수(CCI·Consumer Confidence Index)’에서와 같은 쓰임새다.

“2020년 3월 초에 팬데믹이 엄습하자 도미노피자그룹의 주가가 급등했다. … 자신감이 떨어지면 식단에도 ‘지금 이곳의 나’라는 사고방식이 자연스럽게 반영된다. 건강한 음식 선택과 장기적인 식단 계획은 뒷전으로 밀려나게 된다. 당장 미래가 불확실한데 장기 계획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2부 ‘충동과 감정의 영역, 긴장의 중심’에서)

저자는 ‘자신감’이라는 개념을 ‘확신’과 ‘통제감’이라는 요소로 나눠 분석한다. 예를 들면 확신도 통제감도 높은 대중의 심리적 상태를 저자는 ‘안전지대’라고 부른다. 이 상태는 좋은 것 같지만 역설적으로 기존 리더와 기업 상당수가 도태되는 영역이다. 저자는 “마침내 평온을 되찾았다는 마음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느라 새로운 경쟁이 시작됐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다”고 분석했다.

유행하는 음악에서 소비자의 심리를 유추할 수도 있다. 2020년 1월 빌리 아일리시가 테일러 스위프트를 제치고 미국 그래미 어워드를 휩쓸었다. 저자는 “테일러 스위프트는 … 시장의 자신감이 높을 때 가장 좋은 성과를 올렸다. … 아일리시는 넓게 보면 인디 음악의 부상을 의미했고, 이면에는 소비자 심리가 악화되고 있다는 신호가 숨어 있었다”고 했다.

저자는 미국에서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는 행동경제학자다. ‘불확실한 시대, 최고의 결정을 이끄는 확신의 프레임’이라는 부제만큼 책이 확실한 분석 틀을 제공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인과관계 설명이 다소 자의적인 느낌도 있지만 소개되는 다양한 사례를 참고할 만은 하다.

#경제심리#자신감#소비자신뢰지수#행동경제학#음악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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