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가 침묵한 性, 디지털서 길 잃은 아이들 [동아닷컴 금주의 신간]

  • 동아닷컴
  • 입력 2025년 9월 5일 15시 28분


코멘트
교보문고 갈무리
교보문고 갈무리
◇ 교과서에 없는 진짜 디지털 성교육 / 장예진 지음 / 143쪽·1만4000원·썬더키즈

학교 성교육은 여전히 피임법과 성병 예방에 머문다. 그러나 청소년이 실제로 접하는 성은 다르다. 스마트폰 영상, SNS 대화, 디지털 성범죄 뉴스 속에서 이미 성을 배우고 있다. 교과서가 침묵한 영역에서 왜곡된 인식이 쌓이는 것이다.
장예진 작가의 『교과서에 없는 진짜 디지털 성교육』은 이 공백을 정면으로 겨눈다. 청소년이 어떻게 잘못된 성 지식을 습득하는지, 불법 촬영과 온라인 성착취가 어떤 구조로 퍼지는지를 구체적으로 짚는다. 단순히 피해자가 되지 않는 법을 넘어, 무심코 가해자가 되지 않기 위한 성 인식의 전환을 강조한다.
이 책의 힘은 현실적인 언어에 있다. 추상적 교훈 대신 생생한 사례와 질문으로 독자와 대화한다. 청소년에게는 안내서, 부모에게는 대화의 실마리, 사회에는 교육 혁신을 촉구하는 메시지가 된다. 성교육은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생존 교육이라는 사실, 그리고 존중과 주체성이 그 핵심임을 일깨워 준다.

◇ 인류를 성장시킨 교육의 역사 / 자크 아탈리 지음 / 504쪽·2만4000원·북스힐

교보문고 갈무리
교보문고 갈무리

지식 전달의 역사부터 교육의 미래까지, 자크 아탈리는 교육의 전 과정을 촘촘히 짚는다. 메소포타미아의 파피루스부터 디지털 시대까지, 교육은 오랫동안 일부 계층만의 도구였지만 20세기 들어 대중교육이 확산하며 인류 발전의 핵심 동력으로 떠올랐다.
아탈리는 이 흐름 속에서 세계 각국의 교육 현실을 분석한다. 그는 한국 교육을 ‘찬란한 성과와 비극을 동시에 낳는 경쟁 시스템’이라 평가했다. 초등생조차 밤 11시에 귀가하는 풍경은 그 상징이다.
그는 “고전적 학교가 인구 증가나 디지털화로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하며, 그 이후 다시금 부유층만이 양질의 교육을 독점할 위험을 짚는다. 과거를 돌아보고, 교육이 걸어온 길을 이해할 때, 우리는 미래의 교육을 준비할 수 있다. 이 책은 단순한 교육사 개론이 아니라, 오늘날 우리가 교육을 왜 고민해야 하는지에 대한 제안서다.

◇ 한국의 핵안보 프로젝트 1: 당위성과 추진 전략 / 이성춘·권용수·박범진·송승종·최승환·김지용·이대한·전진호·문근식·정경영 지음 / 462쪽·3만원·블루앤노트
◇ 한국의 핵안보 프로젝트 2: 국제사회 설득과 초당적 협력 / 노병렬·이창위·심규상·로버트 E. 켈리·이대한·안드레이 란코프·리소테츠·김흥규·딜런 모틴·이백순·임명수·정한용·최연혁 지음 / 429쪽·3만원·블루앤노트

교보문고 갈무리
교보문고 갈무리

한국핵안보전략포럼은 남북한 핵 균형 실현을 통해 북한의 오판에 의한 핵전쟁을 예방하고, 미래 세대에게 전쟁의 위협으로부터 자유로운 ‘강국 대한민국’을 물려주기 위한 실천적 대안으로 『한국의 핵안보 프로젝트』 총서를 기획했다. 포럼은 한국이 핵 잠재력 확보를 거쳐 궁극적으로 자체 핵 보유까지 나아가기 위한 길을 이끌 새로운 핵안보 담론과 전략을 제시한다.
미국이 북한과의 핵전쟁을 피하거나 대만 및 한국 방어에 주저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commitment)을 믿어도 될까?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연기만으로 충분할까? 이러한 질문에 대한 실마리를 총서 시리즈 제1권에 실었다. 제2권은 그러한 실마리를 갖고 국가의 ‘안’과 ‘밖’을 설득할 전략을 논의한다.

◇ 육아포비아를 넘어서 / 이미지 지음 / 300쪽·1만7500원·동아시아

교보문고 갈무리
교보문고 갈무리

네 아이의 엄마이자 사회부 기자 출신인 저자가 쓴 이 책은 육아와 출산에 대한 공포 현상, 그리고 대한민국 초저출산 문제를 직면하게 한다. 저자는 현재의 ‘육아 포비아’ 현상을 정의하고, 관련 문제와 해법을 정리했다. 사회 구성원들이 출산을 하고 싶어 하지 않고 두려워하는 이유, 청년들이 출산을 무서워하는 이유, 정부가 해야 할 역할 등을 차근차근 짚는다.
저출산 담론에서 흔히 다루는 사회·경제적 환경 분석을 넘어서, 출산과 육아를 둘러싼 개개인의 경험과 현실을 추적한 점이 돋보인다. 캘리포니아 대학교의 조앤 윌리엄스 교수가 “대한민국 완전히 망했네요”라고 말할 정도로, 합계 출산율이 0명대까지 떨어진 심각한 상황. 저자는 35명의 시민을 취재해 우리 사회 현실을 분석하며, 여성의 일과 육아 병행 가능성, 아이를 키우기 어려운 이유, 그리고 고달픈 양육 문화를 자세히 탐구했다. 출산과 육아에 거부감을 느끼는 청년들에게 실질적인 이해와 공감을 제공하는 책이다.

◇ 팔란티어 시대가 온다 / 변우철 지음 / 308쪽·2만3000원·한국경제신문

교보문고 갈무리
교보문고 갈무리

‘미국의 빅데이터 프로세싱 기업, 주로 공공 정보 분석 서비스를 제공한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연방수사국(FBI), 국방부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았으며 사업을 수주하고 있다.’ 주가가 급등한 미국 AI기업으로 대중에게 알려진 팔란티어를 소개하는 나무위키의 리드다.
팔란티어의 기술을 국내 기업에 도입해 온 저자는 ‘AI 기술을 활용한 대규모 데이터 플랫폼을 만들고 이를 통해 산업과 조직을 재편하는 회사’라고 정의한다. AIP, 온톨로지, 파운드리, 고담 등 팔란티어의 핵심 기술을 개관하고 한국 기업의 도입 사례를 분석한다.

#디지털 성교육#청소년 성범죄 예방#교육의 역사#한국 핵안보#저출산 문제#육아포비아#팔란티어#AI 데이터 플랫폼#장예진 책#자크 아탈리 교육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