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전원주가 60여 년 만에 모교 숙명여대를 찾아 과거를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오랜 세월 ‘식모 역할’ 이미지에 가려졌던 자신의 학창 시절을 직접 증명하고 싶었다는 고백이 뒤늦은 울림을 남겼다.
16일 전원주의 유튜브 채널에는 ‘63년 만에 최초 공개. 교사 출신 전원주 숙명여대 성적표 공개’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에서 전원주는 “내가 숙명여대를 나왔다. 그런데 아무도 믿지 않는다. 맨날 식모 역만 맡다 보니 다들 ‘고등학교도 안 나왔을 텐데’라고 하더라”며 “대학교를 나왔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왔다”고 모교 방문 이유를 밝혔다.
60여 년 만에 모교 거리를 걸은 그는 “그때는 흙길이었다. 학교까지 가는 버스도 있었지만, 돈이 아까워 매일 걸어 올라갔다”고 회상했다.
전원주는 “덕성여고를 나왔는데 그때 두 명밖에 대학교를 못 갔다. 당시 여자들은 시집보낼 생각만 하고 대학교를 안 보냈다. 우리 엄마는 내가 얼굴 안되고 키가 작으니까 선생 만들려고 보낸 거였다. 숙대가 신붓감 후보 1등이었다”고 말했다.
사진=유튜브 채널 ‘전원주인공’ 캡처 대학 졸업 사실을 오히려 숨기고 살아야 했던 사연도 전했다. 숙명여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전원주는 “옛날에는 학교 나왔다는 것을 부끄워서 이야기를 못했다. ‘좋은 대학 나와서 앞치마만 두르는 역할을 하냐’면서 졸업생들이 욕할까 봐”라고 말하며 “힘들 때마다 한 번씩 왔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후 전원주는 숙명여대 마스코트 ‘눈송이’ 키링을 가방에 달고 과잠바를 입으며 캠퍼스를 둘러봤다. 그는 “너무 좋다. 10년은 젊어진 것 같다. 숙명여대 파이팅”이라며 남다른 애교심을 드러냈다.
모교 방문을 기념해 졸업·성적 증명서를 확인한 전원주는 C와 D가 포함된 성적표를 보고 입을 막으며 부끄러워했다. 그는 “몇십 년 전인데 어떻게 다 나오냐. 거짓말 못하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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