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질분석 식기세척기-맞춤 정책 안내… AI와 공공데이터 ‘시너지’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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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식기세척기에 공공데이터 연동… 지역별 수돗물 분석해 세척 최적화
국민카드, 연령별 정책지원금 추천
보이스피싱 데이터로 범죄 예방 등
공적 데이터 결합 맞춤서비스 진화

LG전자는 최근 식기세척기에서 사용하는 물을 사용자 동네 수질에 맞춰 최적화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역마다 탄산칼슘(석회질)의 농도를 나타내는 수돗물 경도가 다른데, 이 수치가 높을수록 세제 효율이 떨어진다. 그래서 식기세척기는 통상 수돗물을 연수(軟水)화한 뒤 설거지에 사용한다.

LG전자가 새로 내놓은 서비스는 매달 공공데이터가 발표하는 지역별 수돗물 경도를 토대로 인공지능(AI) 가전 애플리케이션(앱)인 ‘LG 씽큐’와 연동해 사용자 동네 수질에 최적화된 물을 만든다. LG전자 측은 “이 서비스를 사용하면 식기세척기의 세척력이 높아지고 연수할 때 쓰는 소금 낭비도 줄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가 삶 곳곳에 스며드는 시대를 맞아 기업들이 AI와 공공데이터를 결합하는 새로운 혁신 서비스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공공데이터란 실시간 교통 현황이나 날씨, 수질, 관광 정보 등 공공기관에서 수집하고 개방한 데이터를 가리킨다. 이러한 공적 데이터가 AI와 만나 개인 맞춤형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다.

21일 KB국민카드에 따르면 이 회사가 지난해 3월 AI 개발사 웰로와 손잡고 KB페이 앱에서 내놓은 ‘맞춤형 정책지원금 알림서비스’가 인기를 끌며 연말 기준 회원 수 10만 명을 넘어섰다. 웰로는 AI에 방대한 정책 데이터를 학습시켜 지역, 연령 등에 맞는 새로운 정책을 추천해주는 기업이다. 20, 30대 청년이 KB페이에 자신의 프로필을 설정하면 사용자의 교육 상태나 직업훈련 참여 이력 등을 고려해 최적의 정책을 연결해준다. 20대 후반 김모 씨는 지난해 7월 구직을 단념한 상태였지만 해당 서비스를 통해 취업 프로그램을 이수했고 3개월간 월 50만 원의 참여 수당도 받을 수 있었다.

AI와 공공데이터의 결합은 범죄 예방에도 활용되고 있다. SK텔레콤은 경찰청 등 정부가 보유한 보이스피싱 데이터를 받아 AI에 학습시킨 뒤 실시간으로 의심 여부를 판별하고 알려주는 기능을 개발하고 있다. 이에 앞서 경찰로부터 보이스피싱 번호를 제공받아 AI에 학습시킨 뒤 고객과의 연결을 차단하는 기능도 도입했다.

AI에 공공데이터를 결합시키는 시너지 효과는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의 공공데이터 인프라가 전 세계에서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실시한 공공데이터 정책·성과 평가에서 2023년까지 4회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정부 지원과 가용성, 접근성 모두 최상위 수준이다.

특히 정부는 올해부터 방대한 공공데이터를 더 쉽고 효율적으로 쓸 수 있게 만드는 고도화 작업에 착수했다. 이용석 행정안전부 디지털정부혁신실장은 “한국의 공공데이터가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만큼 AI와 시너지를 낼 기회가 많다”며 “그동안 보안 문제로 공개가 제한됐던 문제를 최대한 개선하고 민간뿐만 아니라 정부, 공공기관 간 데이터 공유도 활성화할 계획”이라고 했다.

#LG전자#KB국민카드#SK텔레콤#AI#공공데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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