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 시간) 미국 의회에서 상·하원 합동 연설을 하고 있다. 2025.03.05.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 시간) “한국의 평균 관세가 미국보다 4배나 높다”고 언급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 상한선만 따져본다면 한국이 미국의 4배가 맞지만 실제 적용되는 관세는 0% 수준이기 때문이다.
5일 기획재정부 등 관계 부처에 따르면 한국의 평균 최혜국 대우(MFN) 관세율은 13.4%로, 미국(3.3%)의 4배 수준이다.
MFN 관세율이란 세계무역기구(WTO) 가입국이 다자간 협상을 통해 품목별로 정한 관세율(WTO 협정 관세율)로, 사실상 각국의 관세 상한선이다. WTO에 가입한 특정 국가에 대해 MFN 관세율 이상의 세율을 매겨 불이익을 줘선 안 된다. 무역 상대국에 따라 차별 대우를 해선 안 된다는 WTO 체제의 원칙에 따른 것이다. 만약 MFN 관세율을 기준으로 본다면 한국의 관세가 미국보다 4배나 높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사실이다.
하지만 두 나라가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어 관세율을 따로 정하는 경우 MFN 관세율보다 낮은 관세율을 정할 수는 있다. 한미 양국 역시 FTA를 통해 실제 관세율을 평균 0%대로 정해 두고 있다. 지난해 미국에서 들어온 수입품에 대해 한국이 부과한 실효 관세율은 평균 0.79% 수준이다.
정부는 이날 별도 입장문을 내고 “한국의 MFN 관세율은 미국의 약 4배이나, 이는 양자협정이 없는 WTO 회원국에 적용하는 세율이다.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상품에 적용하는 한미 FTA 협정 세율과는 다른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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