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관세전쟁 등의 여파로 올해 들어 100여 일 만에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가 보유한 테슬라, 엔비디아, 애플 주식 보관액이 26% 감소했다. 주가 하락을 틈탄 저가 매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음에도 주가 하락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1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0일 기준 국내 투자자들이 보유한 테슬라, 엔비디아, 애플의 주식은 총 307억2322만 달러(약 43조8205억 원)로 집계됐다. 이들 기업은 국내 투자자들이 보유한 해외주식 순위 1∼3위를 차지하고 있는 종목들이다. 테슬라가 170억6446만 달러로 가장 많았고, 엔비디아(100억1441만 달러)와 애플(36억4434만 달러)이 뒤를 이었다.
다만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26.0%나 쪼그라든 규모다. 지난해 말 국내 투자자들이 보유한 이들 3개 기업의 주식 총액은 415억2243만 달러였다. 개별 기업으로 보면 엔비디아가 17.5%, 애플 주식이 24.9% 줄었고, 테슬라 주식은 30.4%나 증발했다.
이 같은 기록적인 낙폭에도 불구하고 개인 투자자들은 여전히 이들 종목을 매수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전쟁으로 변동성이 커졌지만 시간이 지나면 주가가 회복될 것으로 판단하는 셈이다. 올해 국내 투자자들은 테슬라 26억3083만 달러, 엔비디아 4억5369만 달러어치를 순매수했다. 각각 해외주식 순매수 순위 1위와 7위에 해당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정책을 발표한 2일(현지시간) 이후 폭락을 매수의 기회로 삼는 분위기다. 3일부터 10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은 테슬라(2위), 엔비디아(5위), 애플(10위) 등을 순매수했다. 순매수 상위 5개 종목 중 나머지 3개 종목은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테슬라주가, 나스닥100지수 등 반등하면 더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로 나타났다.
한편 국내 증시 변동성도 코로나 팬데믹 이후 최고 수준으로 커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1일까지 코스피의 4월 일중 변동률은 평균 1.97%로 2%에 육박한다. 월평균 기준 2021년 2월(2.03%) 이후 4년 2개월 만에 가장 높다. 일중 변동률은 당일 지수의 ‘고가와 저가의 차이’를 ‘고가와 저가의 평균치’로 나눈 값으로, 그날 증시가 위아래로 크게 움직일수록 높게 나타난다.
이달 2일 1.28%였던 일중 변동률은 트럼프 행정부가 상호관세를 발표한 3일(2.09%) 2%를 넘기고 4일 2.78%까지 치솟았다. 이후 5거래일 중 3거래일의 일중 변동률이 2%를 넘는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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