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U 8496개 탑재’ 슈퍼컴퓨터 6호기 도입… “세계 10위권 성능”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5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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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美HPE와 계약… 내년 구축
“연산능력 5호기보다 23배 빨라”… 초거대 AI 연구에 30% 배분 계획
과기부 “연내 GPU 1만 개 확보”… 유상임 장관, 주내 엔비디아 방문

국내에서 처음으로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탑재한 국가 슈퍼컴퓨터 6호기가 도입된다. 슈퍼컴퓨터 6호기는 내년 상반기(1∼6월) 내 대전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에 구축될 예정이다. 정부는 슈퍼컴퓨터 6호기 도입을 시작으로 인공지능(AI) 컴퓨팅 인프라 구축 계획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4일 슈퍼컴퓨터 6호기 구축을 위한 KISTI와 휴렛팩커드유한회사(HPE) 간 3825억 원 규모의 계약이 12일 최종 체결됐다고 밝혔다. 조달청에 따르면 이번 입찰에는 HPE와 중국 레노버 등 2개 기업이 참여했고, 성능 검토 등을 거쳐 HPE를 최종 낙찰 대상자로 선정했다. HPE가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슈퍼컴퓨터로 평가받는 미국의 ‘엘 캐피탄’ 등 여러 고성능 슈퍼컴퓨터 구축 경험이 있다는 점이 주효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국내 슈퍼컴퓨터는 주로 중앙처리장치(CPU) 중심으로 구축됐지만, 초거대 AI가 등장하고 계산의 복잡성이 증가하면서 CPU만으로는 소화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이에 따라 슈퍼컴퓨터 6호기에는 엔비디아의 ‘GH200’ 등 최신 GPU 8496개가 탑재된다. 6호기의 연산 능력은 600PF(페타플롭스·1PF는 1초당 1000조 번 연산하는 성능)로 직전 모델인 5호기 대비 23배 수준으로 높아졌다. 저장 공간 역시 205PB(페타바이트·1PB는 1024테라바이트)로 5호기 대비 10배로 커졌다. 과기정통부는 6호기가 세계 10위권 수준의 성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까지 구축을 완료하고 과제 공모를 통해 연구자들이 6호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초거대 AI 훈련 및 연구에 필수적인 고성능 GPU가 탑재된 만큼 전체 자원의 30%는 AI 분야에 배분하기로 했다. AI 외에도 거대계산과학, 데이터 분석 등에 주로 활용될 수 있다. 전체 자원 중 90%는 대학과 정부 출연 연구기관에 무료로 제공되며, 10%는 기업 등에 유료로 제공할 예정이다. 과기정통부는 올해 하반기(7∼12월) 내 구체적인 세부 운영 방안을 마련해 발표할 계획이다.

우여곡절 끝에 6호기 도입이 확정되면서 연구자들의 GPU 인프라 부족 상황도 다소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6호기는 2022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해 지난해 도입하는 것이 목표였지만 세계적인 AI 개발 경쟁으로 GPU 가격이 폭등하며 네 차례나 유찰됐다. 결국 정부는 지난해 예타 적정성 재검토를 통해 사업 예산을 2929억 원에서 4483억 원으로 약 53% 증액해 여섯 번 만에 계약을 체결했다. 김성수 과기정통부 기초원천연구정책관은 “도입이 다소 지연됐지만 신속히 6호기를 구축해 AI 활용 등 다양한 수요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14일 경제관계장관회의 및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첨단 GPU 확보 추진 방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1조4600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확보해 연내 첨단 GPU 1만 개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대규모 GPU를 확보하고 구축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업(CSP)을 6월 말까지 선정하기로 했다. CSP를 통해 확보한 GPU는 기존 데이터센터에 구축해 연내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시작한다. 대량의 GPU 확보를 위해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은 금주 미국 엔비디아 본사를 방문해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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