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격전지 부상한 휴머노이드
AI 만나 복잡한 작업까지 척척
앞서는 美中에 삼성-현대차 ‘도전장’
인간 수준의 신체와 지능을 갖춘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정보기술(IT) 산업의 격전지로 부상하며 전 세계 첨단 기업들이 앞다퉈 개발, 투자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단순 반복 작업 위주로 활용됐던 로봇은 인공지능(AI)을 만나 더 복잡하고 섬세한 작업까지 해내며 최근 산업 현장 곳곳에 투입되고 있다.
22일 산업계에 따르면 휴머노이드 로봇은 생성형 AI의 등장 이후 본격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올 2월 ‘휴머노이드 100’ 보고서를 내고 앞으로 10년 후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규모가 최대 60조 달러(약 8경640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모건스탠리는 “생성형 AI가 디지털 영역을 넘어 물리 세계로 확장되면서 방대한 변화가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에 관심이 큰 대표 국가는 중국이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출원된 휴머노이드 로봇 관련 특허 건수는 중국 5688건, 미국 1483건, 일본 1195건, 한국 368건 등 중국이 압도적으로 많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중국 주요 휴머노이드 로봇 제조사가 45억 위안(약 8700억 원) 규모의 로봇을 생산해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유니트리, 유비테크, 애지봇, 갤봇, 중칭 로봇테크, 러쥐로봇 등 6곳이 각 1000대 이상 로봇을 생산한다는 것이다. 유니트리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h1은 2월 온라인에서 대당 65만 위안에 한정 판매했는데 순식간에 완판된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테슬라는 2021년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처음 공개했다. 이후 고도화 과정을 거쳐 테슬라는 올해 로봇 수천대를 생산해 자체 생산 라인에 활용하기로 했다. 최근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옵티머스의 춤추는 모습을 공개하며 화제가 됐다. 또 다른 미국 로봇기업 어질리티로보틱스의 디짓은 아마존 물류센터에 투입돼 창고 정리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미국 피규어AI의 로봇 피규어02는 미국 BMW 공장에서 부품 조립 등에 활용하고 있다.
후발주자인 한국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그룹 등 주요 기업들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현대차는 자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올 뉴 아틀라스를 연내 생산 공장에 시범 투입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로봇 개발 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자회사로 편입시키는 한편 미래 로봇 추진단을 신설해 사업 강화에 나섰다. 단장은 레인보우로보틱스 창업자 오준호 KAIST 명예교수가 맡는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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