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미국 정보기술(IT) 소프트웨어(SW) 기업들의 1분기(1∼3월) 실적이 우려보다 견조한 점에 주목해야 한다. 구체적인 실적이 발표되기 전 시장에서는 매크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 고객들의 IT 지출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높았다. 대다수 SW 기업들은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을 영위하기 때문에 경제 여건이 악화될 때 실적의 안정성이 흔들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발표된 SW 기업들의 1분기 실적과 가이던스(전망)는 기대 이상이다. SW 기업들의 실적 공개 스타트를 끊은 업무용 SW 기업 SAP의 실적부터 좋았다. SAP는 1분기 매출이 시장 전망에 부합하고, 조정 순이익은 시장 기대치를 19% 상회하는 견조한 실적을 발표했다. 올해 매출 전망 또한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하며 매크로 이슈로 파이프라인이 영향받는 현상도 아직까지 관측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SAP가 1분기 체결한 계약의 66%가 중형 규모의 고객으로부터 발생했다는 점도 실적의 안정성을 높여주는 요소다.
SAP에 이어 실적을 발표한 업무자동화 부문의 강자 서비스나우도 기대에 부합하는 1분기 매출과 시장 예상치를 6%가량 상회하는 주당순이익을 발표했다. 실적 발표 직후 서비스나우 주가가 크게 반등한 이유는 1분기 호실적과 함께 우려보다 견조한 전망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2분기(4∼6월) 단기계약의무(cRPO) 실적 전망은 기존 컨센서스를 상회했고, 매크로 불확실성을 반영한 올해 가이던스도 0.25% 하향 조정에 그쳤다. 이는 하반기(6∼12월) 들어선 가이던스가 오히려 상향 조정될 여지를 남겼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또한 서비스나우의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 트래픽이 빠르게 늘고 있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 플랫폼 기업 스노우플레이크도 최근 기대치를 상회하는 좋은 실적을 발표하며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했다. 스노우플레이크는 1분기 매출 10억 달러를 처음으로 넘겼고, 주당순이익도 시장 전망을 상회했다. AI 서비스 개발이 늘어나면서 데이터 플랫폼에 대한 수요가 가장 먼저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 스노우플레이크의 실적에서 나타난 셈이다. 팰로앨토 네트웍스 등 사이버보안 기업들의 실적은 인상적이라고 보기는 힘든 수준이지만 시장 기대치는 충분히 충족시키는 수준이었다.
결론적으로 미국 IT 소프트웨어 섹터에 대한 관심을 이전보다 높여야 할 시점이다. 매크로 이슈가 우려했던 것보다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최근 공개되는 1분기 실적을 통해 확인됐다. 또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의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AI 에이전트 등 B2B 서비스 활용이 확대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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