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
韓 30대 그룹, 美에 1500억달러 투자
삼성 52조-LG 35조-SK 18조원 등… 현대차, 4년간 총 36조원 투자 계획
한화, 美조선소에 1000억 추가 투자… 韓美 조선-원자력 협력 MOU 잇따라
한자리 모인 韓美 경제계 한국 4대 그룹 총수들이 미국 워싱턴 윌러드 호텔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미국 기업인들과 만남을 가졌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포옹했고(왼쪽 사진),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은 게리 콘 IBM 부회장과 대화하는 모습이 포착됐다(가운데 사진).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이 자리에 참석했다(오른쪽 사진). 워싱턴=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대통령실사진기자단
현대자동차그룹이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대미(對美) 투자 금액을 7조 원가량 늘렸다. 대한항공도 미국산 항공기 구매 등에 70조 원을 쓰겠다고 밝혔다. 한국 기업들은 회담 첫날부터 향후 1500억 달러(약 210조 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 보따리를 풀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한국의 미국 제조업 재건 기여를 약속하면서 한미 간 활발한 산업 교류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 30대 그룹 1500억 달러 대미 투자
26일 현대차그룹은 앞으로 4년간 미국에 260억 달러(약 36조 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올 3월 정의선 회장이 미국으로 건너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210억 달러(약 29조 원)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는데, 그때보다 50억 달러(약 7조 원) 늘었다. 현대차는 제철, 자동차, 로봇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특히 추가된 50억 달러는 3만 대 규모의 로봇 공장 신설 등에 쓰일 예정이다.
대한항공도 미국 보잉의 항공기 103대와 이 항공기에 장착할 GE에어로스페이스의 엔진 등을 대거 구매한다고 발표했다. 액수로는 70조 원 규모다. 한화그룹도 조만간 미국 조선소 추가 투자 등에 대한 계획을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백악관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에 7000만 달러(약 1000억 원)가량을 추가 투자할 예정이다.
국내 기업들이 미국에 총 1500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는 내용도 공개됐다.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은 25일(현지 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한국 기업들이 1500억 달러의 대규모 대미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한경협이 국내 30대 그룹으로부터 받은 투자 액수를 취합해 미국 현지에서 발표한 것이다. 기업들이 기존에 발표한 투자액에 최근 증액분까지 반영됐다고 한경협 측은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370억 달러(약 51조6000억 원)를 투자해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다. LG그룹과 SK그룹도 각각 250억 달러, 130억 달러의 대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 하루 만에 11건 MOU 체결
이날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는 양국 제조업 협력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기조연설자로 나선 이 대통령은 “전쟁의 포화로 산업 기반이 무너졌던 절체절명의 시기, 미국의 도움 덕에 대한민국은 제조업 강국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며 “이제 대한민국이 미국의 제조업 재건에 기여할 차례”라고 말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도 “한미 간 비즈니스는 물품 교역뿐만 아니라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가고 있다”고 화답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비롯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칼라일그룹의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공동 회장 등 37명의 양국 기업인이 참석했다. 한미 기업들은 이날 하루 동안에만 총 11건의 ‘제조 파트너십’ 관련 계약 및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특히 조선과 원자력 등 전략산업 분야에서 공동 펀드 조성이나 투자, 기술 협력 등에 대해 6건의 MOU가 체결됐다.
조선 분야에서는 HD현대와 한국산업은행이 미국 서버러스캐피털과 ‘한미 조선산업 공동 투자 프로그램 조성’을 위한 MOU를 맺었다. HD현대는 미국 조선소 인수 및 현대화, 기자재 업체 투자를 통한 현지 공급망 강화, 자율운항 등 첨단 기술 개발 등을 실시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도 미국의 비거 머린 그룹과 미 해군 함정 유지보수(MRO)에 대한 MOU를 체결했다.
두산에너빌리티도 한국수력원자력과 미국 아마존웹서비스(AWS), X-에너지 등과 공동으로 소형모듈원자로(SMR) 사업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미국 에너지 개발 사업자인 페르미 아메리카와도 원전 및 SMR 협력을 위한 MOU를 맺었다. 고려아연 역시 미국 방산업체 록히드마틴과 게르마늄 공급·구매 및 핵심 광물 공급망 협력을 위한 MOU를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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