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500 돌파]
엔비디아 대체할 새 AI칩 추진… 대규모 데이터센터 구축도 호재
SK 이어 삼성도 HBM 본궤도… 가격 협상력 유리한 고지 오를듯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5000억 달러(약 702조 원) 규모의 미국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 사업인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본격적으로 참여하면서 향후 한국 반도체 산업의 고성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오픈AI가 엔비디아를 대체하는 새로운 AI칩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어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성능 메모리 중심의 시장 성장이 예상된다.
2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오픈AI가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로 요구하는 반도체 물량은 웨이퍼 기준 월 90만 장 규모다. 이는 현재 고성능 D램 생산량의 2배 수준으로, 향후 D램을 수직으로 쌓아올려 만드는 HBM 품귀 현상을 더욱 가속화시킬 수 있다.
현재 HBM 시장 1위는 SK하이닉스(시장 점유율 60%)로 삼성전자(20%), 미국 마이크론(20%)과 3파전을 벌이고 있다.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는 2027년에도 SK하이닉스(54%)와 삼성전자(26%)가 HBM 시장을 장악하며 한국 기업들의 합산 점유율이 80%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HBM 4세대(HBM3)에서 실기했지만 최근 5세대(HBM3E)에서 엔비디아의 테스트를 사실상 통과했다.
한국 반도체기업 입장에서는 오픈AI발 ‘호재’가 하나 더 있다. 오픈AI는 현재 전 세계 AI 반도체 생산의 90%를 장악한 엔비디아에 대항해 새로운 AI칩을 개발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소식통을 인용해 오픈AI가 미국 반도체 설계업체 브로드컴과 함께 새로운 AI칩을 개발했고, 내년 중 출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호크 탄 브로드컴 최고경영자(CEO)도 지난달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100억 달러 규모의 AI칩 주문을 확보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오픈AI가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를 만들면 기존 고객인 엔비디아에 더해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새롭게 생기는 것”이라며 “오픈AI와 같은 선두주자가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어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 AI 반도체 시장, 지각변동 커질 듯
만약 오픈AI가 고성능 메모리를 사용하는 주요 플레이어로 부상하면 국내 기업들의 공급 협상력이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핵심 공급사가 이원화되면 더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메모리 업체들은 그동안 엔비디아의 독점력 때문에 가격, 물량 결정에 일방적으로 끌려다니고 있다. 현재 HBM 수요의 80%는 엔비디아에서 나온다.
장기적으로는 그동안 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했던 ‘엔비디아-SK하이닉스 체제’에 변화가 생길지도 관심이 쏠린다. 업계 관계자는 “오픈AI가 브로드컴과 새로운 AI칩을 내놓는 만큼 여기에 들어가는 HBM 등 고성능 D램 공급을 누가 할지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한편 골드만삭스 등이 제기했던 HBM 과잉 공급 우려는 어느 정도 수그러들고 있다. HBM 과잉 공급을 예측한 투자자들은 2026년 AI 시장 성장성이 올해보다 못하고, 삼성전자가 주요 공급자로 합류하면서 가격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한국 반도체 업체들의 스타게이트 전략적 파트너 참여가 반도체 과잉 공급 우려를 불식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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