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휴전 직후 무력 과시 나선 하마스…이스라엘 “전쟁의 실패이자 모욕”

머리에 띠 두른 하마스 무장 세력, 가자 거리 통제 장악
이 외무장관 “하마스 권력 포기해야 전쟁 영구 종식”
“현재로서는 하마스가 가자에서 무력 독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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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19일 휴전이 발효되고 이스라엘군이 철수하자마자 하마스가 수천 명의 병력을 거리로 파견해 통제권을 확립하기 시작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하마스 병력의 신속한 배치는 이들이 여전히 이 지역에서 지배적인 세력이며 2023년 10월 이후 15개월 동안 가자 지구가 폐허가 되도록 폭격했지만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제압하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휴전이 발효된 19일 하마스는 소총 등으로 무장하고 제복을 입은 채로 거리를 행진하고 군중에게 V 사인을 보내며 세력을 과시했다.

하마스가 휴전으로 3명의 이스라엘 인질을 적십자사에 넘길 때 하마스 핵심 부대인 누흐바군의 전투원들은 무장한 모습을 보였다.

수개월간 비밀리에 숨어 있던 세력이 공개적으로 무력을 과시한 것은 앞으로 몇 주 안에 재건 작업이 시작되면 지원 단체와 이스라엘 정부가 하마스와 협력해야 한다는 신호라며 이른 이스라엘이 막고 싶었던 결과라고 WSJ은 전했다.

전 이스라엘 인질 협상가 거스혼 바스킨은 “하마스가 무장한 채 지상에 있는 것은 이스라엘 정부와 군대에 대한 모욕”이라며 “이스라엘의 전쟁 목표는 결코 달성할 수 없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하마스가 이처럼 건재한 상황이라면 앞으로 가자지구가 어떻게 통치될지에 대해 상당한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이스라엘 기드온 사르 외무장관은 19일 “현재 협정은 일시적인 휴전일 뿐이며, 전쟁의 영구적 종식은 하마스가 권력을 포기하는 데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아직 하마스의 군사 및 통치 능력을 해체한다는 전쟁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으며 하마스가 집권한다면 양측 모두 평화, 안정, 안보의 미래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휴전 협정에 따라 하마스가 감독하는 경찰은 팔레스타인인들 사이에서 법과 질서를 전반적으로 관리하는 책임을 맡는다.

가자 남부로 간 주민들이 북부의 집으로 돌아가는 것도 포함된다. 전쟁 기간 가자 인구의 약 90%가 살던 곳을 떠났다.

휴전 협약이 합의한 보안 규약에 따르면 하마스 경찰은 이스라엘 군대에 접근하거나 이스라엘 국경 근처의 완충 지대에 들어가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

경찰은 필요할 때만 무기를 휴대할 수 있으며 가자 지구 전역의 최소 13곳에 주둔할 이집트 및 기타 아랍 감시단의 감시를 받는다.

이 합의에 따라 하마스군은 파란색 유니폼을 입어야 하며 그 수는 각 지역 인구 밀도에 따라 달라진다.

이스라엘 보안 관계자는 가자지구 거리에 무장 세력이 있다는 것만으로는 휴전 협정을 위반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스라엘인을 위협하려는 시도는 협정 위반이라고 말했다.

첫 번째 휴전 단계에서 중요한 쟁점은 가자지구로 들어오는 원조물량을 크게 늘리는 것에 관한 것이다.

하마스가 주요 경로를 순찰하고 유엔과 함께 원조 트럭과 유통업체를 동행한다. 범죄조직 등의 절도와 약탈을 막기 위한 것이다.

가자 지구에서 현재로서는 하마스가 무력을 독점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전쟁 전 24개 대대에 3만 명의 전투원을 배치해 국가 군대와 비슷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고 믿었다.

이스라엘군은 최고지도자 야히아 신와르를 포함해 약 1만 7000명의 전투원을 사살했고 수천 명을 구금했다고 밝히고 있다.

하마스는 신와르의 동생 모하메드의 지휘 아래 군을 재편해 병사를 모집하고 있으며 이스라엘 군 활동이 상대적으로 적은 가자 중부 지역에 여러 대대를 남겨두고 있다고 이스라엘을 보고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