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겸 미국 정부효율부(DOGE) 수장의 캐나다 시민권을 박탈하자는 청원 운동이 캐나다에서 일고 있다. 캐나다를 비하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 대통령의 최측근 머스크에도 이어지는 양상이다.
머스크는 1971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태어났지만 그의 어머니 메이가 캐나다 출신이다. 머스크 또한 18세가 되던 해 캐나다로 이주했고, 어머니를 통해 캐나다 시민권을 획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첫 부인인 작가 저스틴 윌슨 또한 캐나다인이다.
25일(현지 시간) 캐나다 의회 청원 사이트에 따르면 머스크의 캐나다 시민권을 취소해달라는 청원이 이날 미국 동부 시간 10시 30분 기준으로 27만6200여명의 서명을 받았다. 청원은 “일론 머스크는 캐나다 국익에 반하는 활동에 관여했고, 자신의 부와 권력을 이용해 우리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 그는 이제 캐나다 주권을 없애려는 외국 정부의 일원이 됐다”며 “캐나다 시민으로서 총리에게 일론 머스크의 시민권을 취소하고 그의 캐나다 여권을 즉시 취소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 청원은 캐나다 진보성향 정당 신민주당(NDP) 소속의 찰리 앵거스 의원이 20일 발의했다. 이날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주요 매체들도 이 청원 서명자 수가 20만 명이 넘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청원은 오는 6월 20일까지 서명을 받을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를 ‘미국의 51번째 주지사’로 불렀고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州)로 편입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캐나다산 상품에 25%의 관세도 부과하기로 했다.
최근 머스크 또한 트럼프 대통령에 동조해 캐나다를 조롱하는 듯한 발언을 이어왔다. 머스크는 최근 ‘X’에 “캐나다는 진짜 나라가 아니다“(Canada is not a real country)”라고 조롱했다. 지난달 7일엔 트뤼도 총리가 “캐나다가 미국의 일부가 될 가능성은 눈곱만큼도 없다”며 ‘X’에 쓰자 “당신은 더이상 캐나다의 ‘주지사’가 아니다. 그러니 당신이 말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는 댓글을 달았다.
다만 실제 머스크의 시민권 취소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CNN에 따르면 캐나다는 시민권 취소에 대한 선례가 거의 없다. 2014년 국가 안보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이중국적자에 대해 시민권 박탈 조항이 추가됐지만 2017년 해당 조항이 삭제됐다. 이는 트뤼도 총리의 공약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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