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설전을 벌인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이 3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에 안전보장을 위한 파병을 추진하는 영국과 프랑스 등을 ‘아무 나라’라고 지칭하면서 막말 논란이 일고 있다.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한 밴스 부통령은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과 관련해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다시 침략하지 못하도록 실제로 보장하고 싶다면, 가장 좋은 안보 보장은 우크라이나가 미국에 경제적 이점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광물협상 체결을 압박하며 “이것은 30∼40년 동안 전쟁을 치른 적이 없는 ‘아무 나라(some random country)’에서 2만 명의 군대를 파병하는 것보다 훨씬 더 나은 안보 보장”이라고 주장했다. ‘그저 그런 나라’라는 뉘앙스로 읽힐 수 있는 표현을 사용해 영국과 프랑스 등 우크라이나 안전보장을 위해 파병을 약속한 유럽 국가들을 비하했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영국과 프랑스에서는 분노가 터져나왔다. 아프가니스탄에서 복무한 조니 머서 전 영국 보훈장관은 “밴스는 건방 떨지 말고 조금이라도 존중을 보여라. 무례를 그만두라”고 비판했다. 프랑스군 대령 출신인 미셸 고야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과 함께 전사한 영국과 프랑스 군인들이 밴스의 말에 반발해 무덤에서 돌아누울 것”이라고 했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부통령실은 이후 설명자료에서 “유럽에서 미국의 도움 없이 러시아를 의미 있게 억제할 수 있는 군사 자원을 가진 국가가 단 한 곳도 없다는 게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밴스 부통령 역시 X를 통해 “영국이나 프랑스를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고 발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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