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발(發) 경기 침체’ 공포가 시장에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10일(현지 시간) 미국 나스닥지수가 4% 급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전방위로 투하한 ‘관세 폭탄’이 부메랑으로 돌아와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운 데 따른 것이다. 특히 관세 부과와 유예를 반복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오락가락 행보가 시장이 기피하는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 미 재계에서 이어지고 있다.
이날 미 나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0% 급락한 1만7468.33에 거래를 마감하는 등 뉴욕 3대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나스닥지수가 4% 이상 하락한 건 2년 반 만에 처음이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2.08%)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2.70%)도 하락 곡선을 그렸다.
이번 주가 급락은 미국 내 경기 침체 우려와 맞물려 어느 정도 예견됐다. 지난 달 블룸버그통신은 “앞으로 한 두달간 미국 경제지표가 계속 부진할 경우 미국 경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은 물가 상승 압력을 계속 키워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 침체) 경고음까지 커지는 상황이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경기 침체를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관세 정책 등에는) 과도기(transition)가 있기 마련”이라고 답했다. 통상 낙관적인 반응으로 일관해 온 그가 이례적으로 일시적 경기 침체 가능성을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하자 시장의 불안은 증폭됐다. 백악관 내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경기 침체 가능성을 인정하는 자체가 고통스러운 과정”이라고 밝혔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관세 정책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에 이날 백악관은 관세의 중·장기적 효과를 강조하며 진화에 나섰다. 다만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에 더 많은 불확실성을 주입하고 있다는 게 문제”라며 즉흥적이고 일관성 없는 관세 정책을 문제로 지목했다. 미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은 대규모 글로벌 무역전쟁 촉발 위험을 높여 시장을 요동치게 만들었다”며 “이번 주 트럼프 대통령은 2기 집권 후 첫 번째 주요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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