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에 전후 최대 드론 공격… 美는 대러제재 카드 만지작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5월 20일 03시 00분


코멘트

트럼프-푸틴 간 통화 하루 앞두고… 우크라 전역에 드론 273대 발사
푸틴 지연 전략, 트럼프 인내심 시험… 러 원유 수입국 美관세 500% 거론
英-EU, 안보 파트너십 강화 합의

젤렌스키, 교황에 성화 선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이 18일 바티칸에서 레오 14세 교황에게 포탄 상자에 그려진 ‘예수를 안은 성모’와 책을 선물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J D 밴스 미국 부통령과도 만나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 방안을 논의했다. 사진 출처 젤렌스키 대통령 ‘X’
젤렌스키, 교황에 성화 선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이 18일 바티칸에서 레오 14세 교황에게 포탄 상자에 그려진 ‘예수를 안은 성모’와 책을 선물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J D 밴스 미국 부통령과도 만나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 방안을 논의했다. 사진 출처 젤렌스키 대통령 ‘X’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 동부시간 19일 오전 10시(한국 시간 19일 오후 11시) 통화를 갖고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18일 우크라이나 전역에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사상 최대 규모의 무인기(드론) 공격을 감행했다. 푸틴 대통령 또한 협상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러시아를 향한 트럼프 대통령의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은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의 대(對)러시아 제재 가능성을 거론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유럽 주요국 정상은 휴전 협상에 협조적이지 않은 러시아에 분노한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 중재를 중단할까 우려해 18일 일제히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며 그를 설득하는 작업에 돌입했다.

● 러, 드론 공격 vs 美, 제재 카드 만지작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공군은 현지 시간 18일 오전 8시 기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최소 273대의 드론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전쟁 발발 후 2년 3개월 만의 최대 규모 공격이다.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일대에서만 최소 1명이 숨지고 3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BBC는 전했다.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은 러시아가 서방을 위협하기 위해 중서부 스베르들롭스크 일대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가 핀란드 국경 일대에서 군사기지를 강화하고 있다고 19일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17일 “이틀 후 푸틴 대통령과 통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 강도가 높아졌고 전쟁을 끝내겠다는 의사 또한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것이다.

이런 러시아에 불만을 가진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제재를 강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루비오 장관은 18일 CBS 인터뷰에서 “(두 정상의 통화) 결과가 그다지 생산적이지 않다면 아마 다른 평가를 내릴 수 있을 것”이라며 제재 가능성을 시사했다.

17일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한 스투브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의 ‘시간 끌기 전략’에 인내심을 잃고 있다고 공개했다. 특히 미국 집권 공화당 중진이며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이 추진 중인 러시아 제재 법안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도 제기했다. 러시아산 원유, 천연가스, 우라늄 등을 구매한 국가들이 미국에 자국 제품을 수출할 때 ‘500% 관세’를 매긴다는 법안이다. 그레이엄 의원 측은 이 법안이 러시아에 ‘뼈가 으스러질 만큼의 고통(bone-crushing)’을 선사할 것으로 보고 있다.

● 젤렌스키, 밴스-카니와 잇따라 회동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8일 바티칸에서 진행된 레오 14세 교황의 즉위 미사를 계기로 올 2월 말 공개 설전을 벌였던 J D 밴스 미국 부통령과 만났다. 두 사람은 이날 이탈리아 로마의 주이탈리아 미국 대사관저에서 약 40분간 회동했다. 두 사람은 올 2월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미-우크라이나 정상회담 당시 목소리를 높여 언쟁을 벌였지만 이날 러시아 제재 가능성, 휴전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하루 전 역시 로마에서 올 3월 집권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도 처음 회동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두 사람은 러시아의 ‘그림자 선단(러시아가 국제사회의 제재를 피해 원유를 수출하기 위해 비밀리에 운영하는 선박)’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한편 2016년 국민투표로 유럽연합(EU) 탈퇴를 선택했던 영국은 19일 EU와의 관계 재설정을 위한 합의에 도달했다. 영국 총리실에 따르면 양측은 새 협정을 통해 식품 검역과 영국 국민의 EU 국가 출입국 간소화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영국이 1500억 유로 규모의 ‘유럽 재무장 계획’에 동참하는 등 방위 및 안보 파트너십을 강화하기로 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드론 공격#미국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