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 시간)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열린 제157회 메모리얼 데이(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은 국가가 부를 때 주저하지 않고 모든 것을 바쳐 헌신한 이들 덕분”이라며 전몰장병들을 추모했다. 2025.05.27. [알링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버드대에 지급한 정부 보조금을 회수하고, 이를 직업 교육 기관들을 지원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하버드대와 컬럼비아대 등 미국 아이비리그 명문대들이 진보 성향으로 편향됐으며, 반(反) 유대주의 등을 지원한다고 주장한다. 정부 지원을 축소하고, 유학생 유치 자격을 박탈하는 등 이들 명문대와 전면전을 벌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 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 계정에 올린 글을 통해 “나는 매우 반(反)유대주의적인 하버드에서 30억 달러의 보조금을 빼내 우리 땅 전역의 직업 학교들(trade schools)에 주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얼마나 미국에 훌륭하고도 절실하게 필요한 투자가 될 것인가”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가자지구 전쟁을 계속하는 이스라엘 정부에 대해 반대 시위가 벌어지자, 이를 인종 차별적 반유대주의라며 미국 아이비리그(미 동부의 8개 명문 사립대) 대학을 대상으로 보조금 지급을 압박하고 있다. 하버드대는 이를 대학 자율권 침해라고 보고 반발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와의 갈등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22일엔 하버드대의 외국인 학생 등록 자격을 박탈하는 초강수를 두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학내 외국인 학생 명단과 국적을 공개하라고 요구하면서 압박 수위를 높였다. 국토안보부는 “하버드대 본부는 테러를 지지하는 반미(反美) 선동가들이 유대인 학생을 비롯해 많은 사람을 괴롭히고 물리적으로 폭행하며 학습 환경을 방해하도록 허용함으로써 위험한 캠퍼스 환경을 조성했다”며 “이들 중 상당수는 외국인 유학생”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외국인 학생 등록 차단 조치는 23일 법원의 가처분 인용으로 효력이 일시 중단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트루스소셜 내 또 다른 게시글을 통해 “급진화된 선동가”들이 미국에 재입국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해당 명단이 필요하다며 재차 명문대를 압박했다.
트럼프 행정부와 갈등 속에 미국의 대학 교육이 약화된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샐리 콘블루스 총장은 22일 행정부의 조치가 나온 직후 메시지를 내고 “연방정부가 하버드대의 국제 학생 수용을 금지한 조치는 미국의 우수성과 개방성, 창의성에 치명적인 타격”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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