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中 ‘반도체 자립’ 견제 목적”
시놉시스 등 관련 주가 10% 급락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 설계용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자국 기업의 중국 수출을 금지했다. 최근 중국이 미국으로의 희토류 수출을 제한하고 ‘제조2025’ 전략 등을 통해 반도체 자립을 가속화하려 하자 이를 제어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27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 산하 산업안보국(BIS)은 앞서 23일 전자설계자동화(EDA) 관련 소프트웨어를 제조 및 판매하는 기업에 서한을 보내 이 같은 조치를 통보했다. 항공기 엔진 등의 중국 수출을 금지하고 중국으로의 전략 물자 수출을 제한하는 조치 또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해당 서신을 받은 기업은 미국 시놉시스와 케이던스, 독일 지멘스 자회사로 미국에 본사를 둔 지멘스EDA 등이다. EDA는 반도체 회로를 설계하고 검증하기 위한 소프트웨어다. 반도체 제작 전에 설계 결함 여부를 확인하는 역할을 한다. 첨단 반도체일수록 다량의 전자 부품과 기술을 하나의 칩에 담아야 하기에 EDA를 통한 사전 설계 검증이 필수다. 중국 반도체 기업의 미국산 EDA 의존도는 80%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보도가 나온 후 28일 뉴욕 주식시장의 시놉시스와 케이던스 주가는 각각 9.6%, 10.7% 급락했다. 미국의 규제에 직면한 중국이 자체 EDA 개발에 속도를 낼 것이란 시장 전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등 미국 반도체 업계의 주요 인사 또한 미국의 규제가 중국의 반도체 자강만 부추기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중국 상무부는 29일 “미국이 반도체 분야에서 수출 통제 조치를 남용하고 있다”며 “미국이 잘못된 관행을 즉시 바로잡고, 중국에 대한 차별적인 제한 조치를 중단하라고 촉구한다”고 맞섰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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