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부자와 세계 최고 권력자 충돌 누가 이길까

  • 뉴시스(신문)
  • 입력 2025년 6월 7일 07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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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수십 억 달러 손해 볼 수 있고
미 정부도 업무 차질 초래할 가능성
피해 규모로는 트럼프가 판정승할 듯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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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부자인 일론 머스크가 세계 최고 권력자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충돌함에 따라 수십억 달러를 잃게 될 수 있다.

트럼프가 복수심에 불타면 머스크의 회사 테슬라의 자율주행차 계획, 미 항공우주국(NASA)과 맺은 스페이스X의 계약, 스타링크의 해외 위성 계약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X가 광고주를 잃게 할 수도 있다.

텔레메트리 인사이트의 샘 아부엘사미드 분석가는 “정부의 예산 낭비를 비난하는 머스크의 사업들이 모두 정부의 지원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그가 취약한 이유”라고 말했다.

트럼프도 머스크와 분쟁으로 정부 업무에 차질을 초래할 수 있으나 머스크가 입을 손해에 비하면 약소한 수준이다.

◆테슬라 로보택시

1주일 뒤 텍사스 오스틴에서 테슬라 무인 택시의 시험 운행이 시작될 예정이다.

로보택시는 전기차 판매가 부진한 속에서 테슬라가 돌파구를 찾기 위해 시도하는 새 사업이다.

트럼프가 로보택시에 문제가 발생하면 연방 안전 규제 기관들이 개입하게 지시해 테슬라의 계획을 망칠 수 있다.

머스크와 트럼프가 갈등하기 전 이미 미 고속도로교통안전청(NHTSA)이 로보택시가 시야가 나쁜 상황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데이터를 요청했다. 테슬라 ‘완전자율주행’ 차량들이 보행자 사망 사고 등을 일으킨 것을 계기로 시작된 조사의 연장선이다.

로보택시 시험 운행 발표를 계기로 테슬라의 주가가 50% 가까이 상승했으나 트럼프-머스크 대립이 불거지며 테슬라 주가가 14% 넘게 급락했다가 6일 소폭 반등했다.

◆탄소배출권 사업

테슬라의 주요 수익원이 탄소배출권 판매이다.

머스크와 트럼프가 충돌한 5일 미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트럼프의 예산 법안에 연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가솔린 차량에 대한 벌금을 없애는 조항을 삽입했다.

테슬라는 연비 기준에 미달하는 차량을 생산하는 자동자 회사들을 상대로 “규제 크레딧”을 판매해왔다.

올해 1분기 테슬라의 총 매출이 줄었으나 규제 크레딧 판매액은 3분의 1이 증가한 5억9500만 달러에 달했다.

◆무모한 도약

트럼프가 지난 5일 스페이스X가 정부와 맺은 수십억 달러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시가총액이 약 3500억 달러에 달하는 스페이스X는 미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 발사 임무를 대행하면서 NASA 우주비행사를 우주로 보내왔다. 또 내년에는 NASA 팀을 달에 보내는 계약도 맺고 있다.
스페이스X와 계약을 취소하면 미 정부가 잃을 것도 많다.

스페이스X는 국제우주정거장에 인원을 수송할 수 있는 유일한 미국 기업이다. 계약을 취소할 경우 미 정부는 우주정거장에 우주인을 보내기 위해 러시아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된다. 이는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한 사안이다.

머스크도 이를 잘 알기에 트럼프의 계약 취소 위협에 스페이스X가 드래건 우주선을 퇴역시킬 것이라고 받아쳤다. 머스크는 그러나 몇 시간 뒤 우주선 퇴역 방침을 철회했다.

◆스타링크에 미칠 악영향

스페이스X의 자회사인 위성 인터넷 기업 스타링크도, 트럼프와의 밀접한 관계로 혜택을 입어 왔다.

머스크는 지난달 트럼프와 함께 방문한 사우디아라비아가 스타링크 서비스를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스타링크는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인도 등지에서도 일련의 계약을 따냈다. 이는 트럼프가 관세 위협을 하던 시기와 겹친다.

특히 인도는 14억 명 인구 중 최소 40%가 인터넷에 접근하지 못하는 상태다.

◆광고 회복 지연

머스크가 X를 인수한 이래 광고주들이 대거 이탈했다가 최근 몇 달 사이 돌아오고 있었다.

머스크가 광고주 이탈을 “불법적 보이콧”이라고 부르며 소송을 제기했고, 트럼프 정부는 연방통상위원회(FTC)에 광고주 이탈 담합 조사를 지시했다.

그러나 트럼프가 X에 등을 돌리면 X의 광고주들이 다시 이탈할 수 있다.

[뉴욕=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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