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골드 카드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문직 취업 비자(H-1B) 수수료를 대폭 인상하고 나서면서 해당 비자로 우수한 글로벌 인재를 채용해 성장을 도모해 온 미국 빅테크나 금융사들에는 비상이 걸렸다. 국내 기업들은 미국의 비자 정책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일단 즉각적인 영향은 없다”는 입장이다.
미국의 빅테크나 금융사 등은 긴장에 휩싸인 모습이다. H-1B 비자를 통해서 인도나 중국, 한국 등의 우수 인력을 수급해 왔는데, 앞으로 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을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나 JP모건 등 미국 현지 기업들은 H-1B 비자 소지 직원들에게 미국 내 체류를 당부하면서, 해외 체류 중인 경우에는 즉각 미국으로 돌아올 것을 강력하게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21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있던 인도인 몇 명은 새 규정이 시행되면 미국에 돌아올 수 없을 수도 있어 휴가 계획을 단축하고 돌아갔다고 전했다. 소셜미디어상에도 휴가를 취소하거나, 급히 미국으로 돌아가게 됐다는 H-1B 소지자들의 사연이 잇따랐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경우 미국 파견 시 주재원용인 L-1 혹은 E-1 비자를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H-1B 비자 보유자는 드문 것으로 나타났다. 한 재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 중에서 H-1B 비자가 필요한 인력을 채용하는 경우가 그다지 많지 않다”며 “이번에 H-1B 비자와 관련한 변경 사항도 신규 신청자에 국한된 사안이라 국내 기업에 대한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가 국내 우수 인력의 해외 유출을 줄일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20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도 이번 조치가 오히려 미국이 아닌 타국에는 이득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기술업계 단체인 ‘체임버 오브 프로그레스’의 애덤 코바체비치 대표는 NYT에 “중국과의 AI 전쟁에서 한 손이 등 뒤에 묶인 채 싸우는 것과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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