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로스앤젤레스(LA)에서 불법 이민자 단속에 반발해 일어난 대규모 시위에 주 방위군을 배치하면서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다. 캐런 배스 LA 시장은 주 방위군이 재난 복구 목적 외에 시내를 순찰하는 것은 1992년 LA 폭동 이후 처음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8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배치를 공언했던 주 방위군 2000명 가운데 300명을 LA에 도심에 진입시켰다. 주 방위군은 LA 시내 세 곳에 분산 배치돼 시위대 대응에 나섰다.
이날 LA에서는 최루탄 발사와 후추 스프레이 분사 등 시위대와 시위 진압 요원들 간 충돌 상황이 발생했다. NYT에 따르면 일부 시위대는 경찰관에게 물건을 던지거나, 101번 고속도로로 쏟아져 나와 교통을 방해하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은 X에 시위대를 ‘폭동’이라고 지칭하며 “LA가 점령 당했다”고 비판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현역 해병대를 LA에 투입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 북부사령부는 이날 약 500명의 현역 해병대원이 배치 준비 상태에 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주 당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 방위군 투입과 일부 폭력적인 시위대의 충돌 사이에서 수습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X에 “트럼프는 구경거리를 원한다. 원하는 장면을 연출해주지 말라”며 시위대들에게 침착함을 유지해 줄 것을 촉구했다. 이어 “법 집행관들을 존중하라”고도 덧붙였다. 뉴섬 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주 방위군 배치를 철회하고, 주 당국이 스스로 질서를 유지하도록 허용해 달라고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폭력적인 행동에도 강경하게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날 시위대가 경찰관에게 침을 뱉었다는 보도를 언급하며 “그런 일이 일어나면 그들은 매우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모든 곳에 군대를 배치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트루스소셜에 “한때 위대한 미국 도시였던 로스앤젤레스가 불법 체류 외국인과 범죄자들의 침략과 점령을 받았다”며 LA를 이민자 침략으로부터 해방시키고 폭동을 종식시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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