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에 플라스틱 통 낀 채 80㎞ 떠돌던 곰, 구조돼 숲으로 돌아갔다. X 갈무리
머리에 단단한 플라스틱 통이 낀 곰이 1주일 넘게 떠돌다 구조돼 숲으로 돌아갔다.
7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미국 위스콘신주 소여 카운티에서 약 2살 된 암컷 곰이 머리에 플라스틱 통을 쓴 채 발견됐다. 위스콘신주 천연자원부(DNR)는 곰이 먹거나 숨쉬는 데 큰 어려움을 겪으면서 최소 80㎞를 이동한 것으로 파악했다.
당국은 여러 지역에 생포용 함정을 설치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이달 2일 최초 목격 지점 인근에서 다시 신고가 접수됐고, 다음 날 한 주택가에서 곰이 발견됐다. 구조팀은 곰을 안전하게 포획해 머리에 씌워진 플라스틱 통을 잘라냈다.
통 표면에는 곰이 발톱으로 긁고 물어뜯은 흔적과 구멍이 남아 있었다. 전문가들은 곰이 물속에 머리를 담가 수분을 섭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 “지방 덕에 버텼다”…체중 31㎏ 야윈 몸, 숲으로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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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R 소속 전문가 랜디 존슨 씨는 외신 매체에 “먹이를 제대로 먹지 못했겠지만, 겨울을 대비해 몸에 비축한 지방 덕분에 버틸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조 당시 곰의 체중은 약 31㎏으로, 같은 나이 곰 평균 몸무게(45~65㎏)보다 훨씬 가벼웠다. 다행히 외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곰은 인식표를 단 뒤 먹이와 물이 풍부한 숲으로 옮겨졌다. 방사 직후에는 정상적으로 먹이 활동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DNR은 “현재 북부 위스콘신은 자연 먹이가 많아 야생에서 지내는 것이 곰의 생존에 가장 유리하다”고 밝혔다.
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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