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석유시추 확대”… ‘친환경’도 지우기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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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개막]
국가 에너지 비상 사태 선언하며
시추확대 “드릴, 베이비, 드릴” 언급
전기차 확충 ‘그린 뉴딜’ 정책도 종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워싱턴 캐피털 원 아레나에서 열린 실내 대통령 취임 퍼레이드 행사 중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대 한 편에 마련된 책상에서 행정명령에 줄줄이 서명했다. 2025.01.21.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첫날인 20일(현지 시간)부터 화석에너지 친화 정책을 쏟아내며 친(親)환경을 강조한 조 바이든 전 행정부와의 차별화에 나섰다. 지지층 앞에서 탄소배출량을 규제하는 ‘파리기후변화협약’을 탈퇴했고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도 선언했다. 그는 대선 때부터 “기후 변화는 사기”라고 주장하며 협약 탈퇴를 공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 협약을 탈퇴하겠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불공정하고 일방적인 강도질”이라고 원색적으로 비판했다. 또 이 협약에 관한 모든 재정 지출 약속 또한 지키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파리 협약은 2015년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채택된 국제 협약이다. 지구의 평균 기온이 1.5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온실가스를 감축한다는 것이 골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 전임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주도한 이 협약에서 탈퇴했다. 바이든 전 대통령이 2021년 2월 다시 가입했지만 재탈퇴가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사에서도 석유 시추를 확대하겠다는 구호 “드릴, 베이비, 드릴(drill, baby, drill)”을 언급했다. 또 미국 땅에 매장된 석유를 ‘액체 금’으로도 표현했다. 미국산 원유와 천연가스를 전 세계로 수출하고 물가도 낮추겠다고 했다. 대선 유세 때 공언한 ‘반값 에너지 정책’을 실현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날 환경 규제 완화, 송전 인프라 허가 절차 단축, 알래스카 지역에서의 화석에너지 개발을 앞당기는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가 2030년까지 미국 내 신차 판매의 56%를 전기차로 충당하겠다며 내놓은 ‘그린 뉴딜’ 정책 또한 종료하겠다고 했다. 그는 전기차 배터리에 쓰이는 주요 광물이 중국산이라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이 한국에 미국산 에너지 수입을 늘리라고 촉구할 가능성도 커졌다. 2016년 한국의 미국산 원유 수입 비중은 0.2%대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6.5%로 늘었다.

미국산 원유의 운임비는 배럴당 약 4달러로 중동산(약 2달러)의 2배다. 그간 원유 수입 다변화 차원에서 우리 정부가 일부 차액을 지원해 온 터라 현재보다 수입을 늘린다면 정부 지출 또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취임#파리 협약 탈퇴#석유 시추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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