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美 신용등급 강등]
통상전쟁에 美경제 의존 축소 포석
日-英 이어 보유순위 3위로 낮아져
FT “꾸준히 매도, 美에 대한 경고”
중국이 올 3월 한 달 동안에만 미국 국채 189억 달러(약 26조5000억 원)를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초까지 세계 최대 미국 국채 보유국이던 중국이 미국 경제 및 달러 자산에 대한 의존을 줄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매도에 나선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재정 적자 악화로 미 국채 수익성이 떨어진 것도 중국의 이 같은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현지 시간) 미 재무부에 따르면 올 3월 말 기준 중국의 미 국채 보유액은 총 7654억 달러(약 1071조9000억 원)로 전달보다 189억 달러 줄었다.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인 2018년부터 미 국채 보유량을 줄이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2019년 6월 일본에 미 국채 보유 규모 1위 자리를 내줬다. 2022년 5월에는 2010년 이후 12년 만에 보유 잔액이 1조 달러(약 1400조 원)를 밑돌았다. 특히 2020년대 들어 중국의 미 국채 매각 규모는 더 커졌고 올해 보유 잔액은 2021년에 비해 약 30% 줄었다. 또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은 올 3월 말 기준으로는 총 7793억 달러(약 1091조400억 원) 규모의 미 국채를 보유한 영국보다도 미 국채 보유액이 적어졌다.
이처럼 중국이 미 국채 비중을 줄이고, 금 보유량을 늘린 건 미중 갈등의 영향이 크다. 미국과 통상 부문을 중심으로 갈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미국 경제 의존도를 줄이려는 포석이란 것. 또 미국 경제 자체에 대한 불확실성을 반영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프랑스 투자은행 니티시스의 알리시아 가르시아 헤레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은 느리지만 꾸준히 미 국채를 매도해 왔고 이는 미국에 대한 경고”라고 FT에 말했다.
특히 미국 재정 적자에 대한 위기감이 계속 커지며 이로 인해 미 국채 가격이 하락할 경우 중국의 매도 움직임 역시 더욱 적극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일각에선 향후 중국이 미국 국채 매각을 미중 통상 협상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이번에 발표된 국가별 미 국채 보유량 변화는 3월 말 기준으로, 지난달 미 국채 가격 급락과는 무관하다. 지난달 2일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부과를 발표하자 미국 주가와 달러 가치, 국채 가격이 동시에 급락했다. 이에 중국이 미국 고관세에 대한 보복 조치로 미 국채를 매각한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FT는 “최근 6주간 중국이 외환 보유 운용에서 중대한 변화를 시도했을 가능성도 있으며, 이는 시간이 지나야 명확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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