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법원 상호관세 제동]
트럼프 ‘관세 부과→유예-철회’ 패턴
“터무니없이 높인 뒤 낮추는 게 협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을 향한 ‘타코’라는 신조어를 언급한 취재진에게 “불쾌하다”고 쏘아붙였다. ‘타코(TACO)’는 ‘Trump Always Chickens Out’(트럼프는 항상 겁먹고 물러난다)의 대문자 줄임말로 관세 협상에서 처음에는 고율 관세로 압박하지만 곧이어 유예와 철회 등 ‘물러서기’를 반복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를 비꼬는 표현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의 금융 칼럼니스트인 로버트 암스트롱이 이달 초 처음 사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경제 매체인 CNBC 기자가 “월가 분석가들이 (관세 정책을 두고) ‘타코 트레이드(타코 주식거래)’라는 새 용어를 만들었다.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타코 트레이드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위협했다가 항상 뒤로 물러서는 패턴을 보이기 때문에, 관세 위협 직후 주식 매도 열풍에 동참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황한 표정으로 “그런 말을 처음 들어본다”고 답했다. 그는 “중국에 145%의 관세를 매겼다가 100%로 낮췄기 때문이냐. 나는 (중국에) 나라 전체를 개방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유럽연합(EU)에는 50% 관세를 부과했더니 ‘당장 만나 달라’고 전화가 왔다. 그래서 나는 7월까지 시한을 주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게 바로 협상이다. 원래 터무니없이 높은 숫자를 정하고 점점 낮춰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전인) 6개월 전만 해도 미국은 완전히 죽어 있었다”며 “그런데 나에게 그런 불쾌한 질문을 하는 거냐. 다시는 그런 질문을 하지 말라”고 발끈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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