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중국 베이징의 주중국 북한대사관 모습. 철조망 너머로 공사 중인 인부들이 땀을 닦고 있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무엇을 더 준비할까요? 음료수도 사다놔야겠네요.”
지난달 30일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의 주중국 북한대사관 앞. 인공기 배지를 단 사람들이 ‘2인 1조’로 대사관 주변을 순찰하며 이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대사관의 한 여성 직원은 출입구의 대형 철문에 물을 뿌리고 청소에 한창이었다.
토요일이었음에도 대사관 내부 공사가 한창인 듯 철근이 부딪히는 소리도 울려 퍼졌다. 인부들이 공사에 사용한 뒤 남은 판자와 철근 등을 대사관 외부로 옮기는 모습도 포착됐다. 대사관 앞면 상부에는 금색의 북한 국장(國章)도 새롭게 설치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3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중국 열병식에 참석하기 위해 2019년 1월 이후 약 6년 8개월 만에 중국을 찾기로 했다. 김 위원장의 방중을 앞두고 주중국 북한대사관 전체가 대대적인 김 위원장 맞이에 돌입했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다.
중국 또한 베이징 전역의 검문검색을 강화하고 있다. 이날 대사관 주변에서는 공안으로 추정되는 여러 명의 중국인 또한 목격할 수 있었다. 이들은 체크리스트가 적힌 서류를 들고 사전에 각종 동선을 점검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특히 열차를 타고 중국에 도착하는 김 위원장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베이징역의 경계가 대폭 강화됐다. 당국은 역에 도착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별도의 검문검색소를 설치했다. 당국이 일반적으로 기차를 타는 승객들의 소지품을 검사하지만 하차 후 역 밖으로 나올 때는 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례적이다.
톈안먼 광장 일대에는 이미 수만 석의 좌석이 깔려 있었다. 인부들이 김 위원장,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각국 정상이 올라설 톈안먼 망루 곳곳을 닦는 모습도 포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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