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 시간)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의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공장 건설 현장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이 불법 체류 혐의를 받는 한국인 공장 직원들을 버스에 양손을 짚게 하고 일렬로 세워놓은 모습. 요원들은 이들의 양손과 다리를 쇠사슬로 묶어 약 170km 떨어진 포크스턴 구금소 등으로 이동시켰다. 이 구금소는 오래전부터 열악한 환경으로 비판받았던 곳이다. 사진출처= ICE 홈페이지
미국 이민 당국의 대규모 불법 체류자 단속으로 구금됐던 한국인 300여 명에 대한 한미 간 석방 교섭이 마무리되면서 이들이 석방된 뒤 어떤 형식으로 귀국길에 오를 것인지가 주목되고 있다. 자진 출국(voluntary departure)이냐 강제 추방(deportation) 형식이냐에 따라 미국 내 공장 설립에 필요한 인력들의 향후 재입국 가능 여부가 갈리기 때문이다.
정부는 자진 출국 방식으로 구금자들을 석방하는 방식을 미국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7일 “한미 양국은 사건의 조기 해결을 위해서는 구금된 우리 국민 전원이 전세기로 신속하고 무사하게 귀국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세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미국 내 행정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우리 국민들을 전세기를 통해 일괄 귀국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 이민 단속 당국이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현장에서 벌인 불법체류·고용 단속 현장 영상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AP 뉴시스만약 이 300여 명이 자진 출국을 하는 형식으로 귀국 절차를 밟는다면 추방 기록 없이 미국을 떠나는 것인 만큼 향후 합법적인 비자를 통해 재입국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2020년 미 이민 당국은 조지아주 SK배터리아메리카 공장 건설 현장에서 한국인 근로자 13명을 불법 체류자로 체포한 뒤 이들로부터 자진 출국을 약속받고 15시간 만에 석방한 바 있다. 당시 한국인 근로자들은 현재 구금된 한국인들과 유사하게 단기취업(H-2B) 비자를 받지 않고 무비자인 전자여행허가(ESTA) 등을 받고 현장에서 근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이민세관단속국 ICE(U.S. Immigration and Customs Enforcement)가 조지아주 내 현대자동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의 한국인 직원 300여 명을 기습 단속·구금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ICE 홈페이지하지만 강제 추방 형식의 출국이 될 경우 추방 기록이 남고 5, 10년간 미국 재입국이 불가능해진다. 상황에 따라선 영구 입국 금지가 되는 사례도 있다. 미국 현지에 남아 있는 자신의 자산 처분도 사실상 어렵게 된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 등 우리 기업들도 정부에 추방이나 재판 절차를 통한 제재가 아닌, 석방 후 자진 출국 방식을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월 취임 직후 ‘미국인을 침략으로부터 보호한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미국은 외국인 불법 체류자를 강제 추방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인 올해 1월 콜롬비아 정부는 불법 이민자라는 이유로 미 당국에 의해 추방 조치된 자국 국민들을 대통령 전용기를 통해 데려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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